봄이 왔다. 여기 저기 매화, 동백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밖으로 뿜는 듯하다. 지난 겨울은 혹독한 추위 탓이었는지 이번은 더욱 봄이 기다려졌다.

봄이 되어 바깥 기온이 서서히 높아지게 되면 우리 몸속의 혈액도 바깥 표면으로 빠져나온다. 장차 더워질 외부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환절기의 과정 속에서 평소 체력이 약한 분들은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들조차도 입맛이 떨어지고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봄 하면 춘곤증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정도이니 변화하는 계절에 인체가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은가 보다.

봄을 건강하게 맞이하기 위한 먹거리로 꼬막을 추천한다. 꼬막은 겨울철의 별미이다. 11월부터 시작해서 이듬해 3월까지 즐길 수 있는 먹거리이다. 학창시절 도시락 반찬의 단골 메뉴라서 그런지 참으로 친숙한 음식이기도 하다. 이름도 부르기 좋다. 꼬막은 작다는 느낌을 주는 말 같은데 역시 '꼬마'가 꼬막의 어원이라 한다.

하지막 꼬막은 이름처럼 크기는 작지만 맛과 효능은 만만치 않은 녀석이다. 우선 꼬막은 이름이 몇 개 있는데 참꼬막, 새꼬막 그리고 피꼬막이 그것이다. 이런 꼬막들은 양식으로도 나오고 갯벌에서 직접 채취해서도 많이 나온다. 각각의 구분이 헷갈릴 수도 있는데 껍질에 있는 줄, 즉 방사륵의 개수로 구분하면 된다. 방사륵이 17~18개인 것을 참꼬막, 32개면 새꼬막, 40여 개인 것이 피꼬막이다.

꼬막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적다. 100g에 단백질이 15g 정도 있으니 수분이 많아 무게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적은 해물치고는 단백질이 단단히 들어 있다. 그래서 성인의 근육량과 근력을 높이기에 좋고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도 좋다. 힘을 내고 성장을 하게 하는 것이 단백질이다. 하지만 지방은 적다보니 열량은 60㎉ 정도 밖에 안된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솔깃할 만하다.

꼬막은 헤모크로모겐이라는 색소를 가지고 있어 붉은색을 띤다. 우리가 피조개라고 부르는 조개 종류도 마치 피가 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꼬막은 철분이 풍부해 빈혈과 현기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몸속 철분이 부족해지기 쉬운 임산부나 생리 중인 여성에게 마땅히 좋을 것이다. 미네랄 성분으로는 칼슘이 특히 많고 비타민A도 풍부하니 작지만 풍부한 것이 꼬막이다.

뭐라 해도 꼬막의 핵심성분은 바로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조개류 중에 특히 꼬막에 많고, 쭈꾸미, 오징어에 많이 있다. 처음에 소의 쓸개즙에서 추출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물탕을 끓여보면 국물이 푸르스름하게 마치 쓸개즙을 풀어놓은 듯한 색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타우린이라 생각하면 된다. 쉽게 이해하자면 간이 체질적으로 작거나 간의 기능이 떨어진다면 타우린으로 보충하면 좋다는 것이다. 또한 타우린은 인체 내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타우린은 물에 녹아 버리는 물질이라 꼬막을 너무 오래 삶으면 맛뿐 아니라 효능도 함께 달아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꼬막은 제철 건강식품이다. 꼬막에 풍부한 타우린 성분이 간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 봄철에 밀려오는 피로를 풀어주고 나쁜 콜레스테롤도 없애준다. 그뿐인가? 피도 만들고 근육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완벽한 꼬막도 주의해야할 체질이 있다. 고전의 문헌에도 '너무 많이 먹으면 기를 막히게 한다'든지 '습열이 심한 경우에는 금한다'라고 나와 있는데 체질적으로 간과 담이 크고 쓸개즙 분비가 많은 목양, 목음 체질이라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겠다.
김해뉴스 /조병제 한의학·식품영양학 박사 부산 체담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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