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회전근개 파열 등 원인
어깨뿐 아니라 목디스크로도 발생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혈류 개선


 
직장인 김병철 씨(48)는 수개월 전부터 이유 없이 어깨가 아파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어깨결림이나 근육통으로 여겼지만, 갈수록 팔을 위로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조차 힘들어졌다. 지금은 세수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옷을 입거나 벗을 때도 어깨에 통증이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에는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고 자다가 깰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어깨와 관련된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한견주관절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7% 정도는 어깨 질환을 앓고 있다. 성인의 경우 어깨 질환을 한번 이상 경험하는 비율이 60%에 이른다. '국민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오십견, 회전근개 증후군, 석회성 건염 등 어깨에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부산 강동병원의 최신권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진단으로 증상을 방치하거나, 잘못된 운동 치료로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어깨 통증은 어깨 자체의 문제뿐아니라 경추(목뼈)에 이상이 있거나 간, 심장 등에 문제가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오십견
김 씨의 경우 전형적인 오십견 증상이다. 오십견은 특별한 외상없이 어깨에 통증이 생기고, 어깨 움직임에 지장을 받는 증상이다. 흔히 50세 이후의 연령에서 나타난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지만 40대 이전이나 6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영어로는 '얼어붙은 어깨'(frozen shoulder)라고 하며 이를 그대로 번역해 동결근이라고도 한다. 전문용어로는 어깨 주변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뻣뻣하게 유착되고 염증이 생겼다는 의미의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불린다.
 
팔을 옆으로 올렸을 때 150도 이상 올리기 힘들고, 팔을 뒤로 젖혔을 때 60도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오십견을 의심해야 한다. 오십견의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50대를 전후해 많이 발생하며, 당뇨병과 갑상선 질환 등과 관련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대부분 일년 또는 이년 내에 자연치유가 이뤄지는 자가회복 질환이다. 하지만 6개월 이상의 체계적인 운동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관절낭을 분리시키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힘줄 파열로 생기는 회전근개 증후군
회전근개는 팔뼈를 어깨 뒤쪽의 날개뼈인 견갑골과 연결하는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과 힘줄로 이뤄져 있다. 회전근개가 부분 또는 완전 파열되거나 변형이 생긴 것을 통틀어 회전근개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회전근개 파열은 부딪치거나 넘어지는 외상, 헬스나 골프 배드민턴 등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 등 요인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힘줄 세포의 노화가 수십년 간 서서히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퇴행성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 특별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오십견으로 오해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아픈 팔을 들어 올릴 수 있지만,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팔이 올라가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최신권 부원장은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섣불리 오십견으로 자가 진단해 어깨운동을 하게 되면 파열이 더 진행돼 예기치 않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회전근개 파열은 오랫동안 방치하면 복원이 불가능해져 인공관절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깨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부분 파열일 경우 힘줄 재생주사 등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완전 파열로 통증과 기능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운동법
갑자기 어깨에 매우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쌓이는 석회성 건염일 가능성도 있다. 석회성 건염은 엑스레이를 촬영하면 어깨에 하얗게 석회화된 조직이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쉬운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혈행(血行) 불량'을 어깨 질환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치료도 침과 한약을 통해 기와 혈을 부드럽게 흘러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준다. 목욕탕에서 땀을 흘리거나 온마사지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는 것도 어깨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몸 전체의 혈류를 촉진시키고 어깨를 비롯한 관절의 가동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십견인 경우에는 누운 상태에서 양쪽 손을 맞잡고 아픈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거나, 수건이나 막대를 이용해 목욕할 때 양손으로 등 뒤를 밀어주듯이 아픈 팔을 위쪽으로 당겨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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