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해 12월 8일 오후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지방자치,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무비서, 4차례 성폭행 폭로
지사직 사퇴 후 SNS에 사과문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무비서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 지사는 지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SNS 등에는 안 지사를 성토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안희정 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오후 8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간 4차례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사회적으로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던 지난 25일 안 지사가 또 성폭행을 시도해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주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외 출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며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9월 스위스 출장 등 수행 일정이 있을 때 성폭행이 벌어졌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했다.

김 씨는 "대화 내역이 지워지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여러 차례 대화가 오갔으며, 안 지사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해 수행비서로 일해왔으며, 올해 초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됐다. 김 씨는 여성 변호인 협회의 자문을 받아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당초 안 지사 측은 "정무비서와 부적절한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안 지사는 6일 이른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죄하며 지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글에서 안 지사는 먼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라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특히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경찰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안 지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충남지방경찰청이 맡을 예정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충남경찰청 2부장(경무관)이 직접 관여하는 체제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당선돼 7년 넘게 지사직을 수행하고 있고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이 6일 안희정 지사에 대한 즉각적인 사퇴와 강력한 형사처벌을 촉구하는 등 안 지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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