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특별기고
‘미투(#Me Too)' 운동에 응답하라특별기고
  • 수정 2018.03.14 09:23
  • 게재 2018.03.14 09:15
  • 호수 364
  • 19면
  • 신순재 김해성폭력상담소장(report@gimhaenws.co.kr)
▲ 신순재 김해성폭력상담소장

미투(#Me Too)운동은 분노의 표출이다. 
 
최근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 성폭력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사실을 말하는 미투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검찰에서 시작해  문학,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계, 의료계, 종교계에 이어 정계까지 미투는 실타래처럼 끊임없이 풀려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억압을 거부하는 분노의 표출이다. 
 
미투운동의 핵심은 권력형 성폭력이다. 연이어 드러난 미투의 사례를 살펴보면 수직적 권력구조 안에서 권력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인 권력형 성폭력이다.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다. 권력형 성범죄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자신의 가해자를 고발할 경우 권력 차이로 인해 피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고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피해자가 받는 불이익은 가해자는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데 피해자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조직에서 밀려나거나 혹은 동료의 따가운 시선으로 스스로 떠나오기도 한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거나 외출이 자유롭지 않는 등 대인관계의 문제도 발생한다.
 
책임은 가해자에게 물어야 한다. 피해자에게 왜 말 할 수 없었는가가 아니라 왜 말하고 분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했는가라고 따져 묻자.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 행실을 문제 삼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또한 피해의 정도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누구이며 어떤 구조가 가해를 가능하게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가해를 정당화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시키는 등의 비겁한 변명은 이제는 '아웃'이다. 
 
살아오면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전무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여성은 얼마나 될까? 성폭력 피해 경험은 여성 모두의 경험이라고도 한다.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왔다. 가정에서부터 학교와 직장과 사회에서 일상의 성폭력을 겪어 왔다. 나도 했으니 너도 폭로해야하고 모두 용기 내어 드러내라가 아니라 안전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성평등 의식으로 바뀌어야 안전해지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회의에서 강간죄에 대한 한국의 법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성폭행의 경우 강간은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되거나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해야 강간죄가 성립되는 우리나라에 비해 유엔 규약은 피해자의 항거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에 중점을 둔다. 상대방이 거부를 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한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상대로 무고 및 명예훼손 고소에 나서는 것에도 지적이 있었다. 형법에 성폭력사건 자체의 수사재판과정에서는 무고로 기소할 수 없다는 무고예외조항 마련이 되어야함은 오래전부터 요구해 왔다.
 
우리 모두는 미투운동에 응답해야 한다.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살았던 방관자는 되지 않아야 한다. 힘들게 드러낸 그 용기는 성평등 사회를 이룩하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숨어들지 않고 용기 내어 말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미 드러낸 피해자들에겐 2차 피해 예방에 대한 대책과 피해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 누리꾼의 댓글에서의 2차 피해도 만만치 않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외모에 대한 폄훼나 가해자 가족에게 쏟아지는 공격도 금물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성숙한 태도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순재 김해성폭력상담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9월 셋째 주재미로 보는 주간 운세 2019년 9월 셋째 주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비밀글로 설정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