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아들 위해 희생한 엄마
엄마라 불러 고맙단 말 남기고…



늑대 구는 엄마가 창피하다. 왜냐하면 구는 늑대인데 엄마는 족제비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놀릴 때마다 구는 부끄러워 점점 움츠러들었고, 점점 엄마가 싫어진다. 사실 족제비 엄마는 구의 새엄마이다. 길에 버려진 구를 데려와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소중하게 키워준 고마운 엄마이다. 그러나 구는 지금 친구들에게 놀림 받지 않는 게 더 중요했다.
 
구는 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새 친구와 어울려 놀았다. 집 근처 친구들은 구 엄마가 족제비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 친구들과 놀며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지자 엄마는 구를 찾아나서지만, 구는 엄마가 부끄럽다며 외면한다. 점점 몸집이 커지고 무리에서 힘이 세진 구는 마침내 새 친구들 사이에 대장이 된다.
 
그런 구가 눈에 거슬렸던 늑대 무리가 어느 날 비겁한 방법으로 구를 공격한다. 구는 부상을 입은 채 이젠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검은색 그림자가 뛰쳐나와 구를 공격한 늑대들과 필사적으로 싸운다. 작은 몸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늑대들에게 맞서며 마침내 구를 지켜낸다. 그는 바로 언제나 구를 걱정하며 지켜보던 족제비 엄마였다.
 
친구들 앞에서 구는 처음으로 엄마를 외친다. 족제비 엄마는 아들이 무사한 걸 확인한 후 구에게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줘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눈을 감는다. 족제비 엄마를 부끄럽게 생각하던 구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엄마의 큰 사랑을 느낀다. 이제 구는 세상에서 제일 다정하고 그 누구보다 용감한 최고의 엄마는 족제비 엄마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힘이 세거나 혹은 멋지게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는 시기가 있다. 아이는 다른 엄마보다 자신의 엄마가 늙었다는 이유로, 잘 꾸미지 않고 다녀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걱정돼 늘 주위를 맴돌게 된다.
 
<엄마~~~아!>는 아이의 입장에서 읽어도, 부모의 입장에서 읽어도 감정이 이입돼 눈물이 나는 책이다. 엄마의 마음을, 엄마의 사랑을 이야기를 통해 절절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에 버려진 구를 데려와서 사랑으로 키운 족제비 엄마의 이야기는 아이를 입양해서 사랑으로 키우는 입양 가족 이야기와도 맞닿아있다. 기무라 유이치 작가와 미야니시 다쓰야 콤비의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분 가족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로 책을 읽고 난 후 뭉클한 감동 때문에 절로 눈물이 흐른다. 몇 년 전 미야니시 다쓰야가 글 쓰고, 그림그린 책 <영원히 널 사랑할거란다>를 아들에게 읽어주고 이야기에 감동해서 둘이 부둥켜안고 많이 울었던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부산일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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