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

  
 울산 김지운·부산 조영진, 손용구 등
“노 전 대통령 못 다한 꿈 이룰 것”
 박원순·이재명 등 거물급도 줄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23일 연이어 진영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6·13 지방선거의 선전을 다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근의 부·울·경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더불어민주당 출마자들이 대거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출마자들의 첫 일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찾는 수순이 민주당 전통으로 자리 잡아 가는 상황이다.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한 이번 달부터 전국의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묘역 참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울시장 3선 도전의사를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4일 오전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인 공윤권 서울시 정책자문특보 등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그는 방명록에 "새 봄 새 세상 새 시작"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이날 오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성남시장도 봉하마을을 찾아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도지사 탈환을 약속했다. 헌화와 분향을 마친 이 전 시장은 방명록에 "사람 사는 세상의 꿈.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참배를 마친 후 "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며 (노 전 대통령께)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참배 행렬은 이번 달 들어 6·13 지방선거 예비등록 기간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됐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2일 허태정 대전시장 예비후보를 시작으로, 4일 박정식 구미시장 예비후보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부·울·경 지역의 예비후보들도 잇따라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9일에는 경남도지사에 도전하는 권민호 전 거제시장, 14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후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 예비후보는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반드시 부산 정치권력의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에는 김지운 울산 남구청장 예비후보를 비롯한 18명의 지방선거 출마자, 지지자들이 봉하마을을 찾아 선전을 다짐했다. 17일에는 부산진구의 조영진 구청장 예비후보와 손용구 구의원 등 시·구 의원 예비후보 15명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단체로 참배했다. 지난 22일에는 '부산남구원팀'인 박재호 국회의원과 주창근 남구청장 예비후보, 시·구 의원 도전자, 당원 등 30여명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다녀갔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8일에는 충남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봉하마을 방문했고, 12일에는 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 신상훈 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경남지역 청년 예비출마자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13일에는 대전시장 예비후보인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이 봉하마을을 참배했다.
 
이러한 민주당 출마자들의 '봉하마을 찾기' 행렬은 참여정부의 유산을 물려받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강조한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염원이 민주당의 주된 가치와 철학으로 자리 잡은 것이 출마하는 이들에게 사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기간 이후 공식 참배 요청이 크게 늘었다. (예비후보들의 묘역참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나 가치를 이어가고, 신념을 세우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여기서 선거를 시작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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