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와 흥부의 고향 전북 남원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자연의 고장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과거의 역사, 현대의 문화가 어우러져 고상하고도 단아한 멋을 뽐내고 있다. 산천이 수려해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남원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 실상사의 전각은 화려하지 않지만 단아한 멋이 있다.


■오랜 역사 고이 깃든 남도 풍경
남원을 방문했다면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실상사를 둘러봐야 한다. 형형색색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은 없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강인한 사찰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사찰은 산 중턱에 위치해있지만 실상사는 산내면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 천왕봉과 마주해있고 남쪽에는 반야봉, 서쪽은 심원 달궁, 북쪽은 덕유산맥의 수청산을 병풍으로 둘러싸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 감싸진 절은 고요함만이 맴돈다. 산책하듯 가볍게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상사에는 신라시대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국보 제10호로 지정된 백장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공예탑으로 불리고 있다. 이외에도 석등(보물 제35호), 철조여래좌상(보물 제41호) 등이 있다.

▲ 광한루 밤 풍경. 연못에 비친 모습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왼쪽). 춘향이와 이몽룡이 만났다는 광한루원에는 이들의 사랑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야기가 깃든 광한루원은 남원의 대표 관광지다. 이곳에는 춘향이와 이몽룡이 백년가약을 맺은 장소이자 견우직녀의 애틋한 사랑이 서려있는 오작교가 있으며 광한루와 완월정, 춘향사당 등으로 조성돼 있다. 광한루는 1419년 남원으로 유배 온 황희 정승이 '광통루'란 작은 누각을 지어 산수를 즐기던 곳이다.
 
광한루는 한국의 정원을 대표할 만큼 우수하며 독특한 조경양식이 돋보이는 곳이라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누각으로 손꼽힌다. 정원은 토양 구릉을 자연 그대로 살렸으며 자연석 고인돌을 구릉에 그대로 놓아 작은 언덕 공간처럼 보이게 했다. 나무도 자연 그대로 키워 흡사 숲속에 있는 착각이 들게 한다.
 
남원 아영면 성리 일대는 흥부전의 배경이 되는 장소다. 이곳의 별칭은 흥부마을인데 허기재, 고둔터 등 흥부전에 등장하는 지명이 마을 곳곳에 남아있다. 

 

1천년 세월 버텨온 사찰 실상사
신라시대 문화유산 보존·복원
지리산 자락 휘감겨 고요함만이

황희 정승이 산수 즐기던 광한루
자연경관, 독특한 조경양식 ‘눈길’

노봉마을 혼불문학관 둘러보니
최명희 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
김병종미술관서 작품 구경 ‘쏠쏠’

 
 

▲ 노봉마을에 위치한 혼불문학관 전경. 최명희 작가의 소설 속 옛 양반집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문화가 살아있는 예인의 고장
최명희(1947~1998) 작가가 집필한 소설 '혼불'의 배경지에는 그의 삶과 작품정신을 기리기 위해 혼불문학관이 들어서 있다. 혼불은 남원의 유서 깊은 종갓집 가문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무너져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대하소설이다. 혼불은 당시의 풍속과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다양한 문화사를 반영해냈다. 이를 수려하고도 서정적인 문체로 표현해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 평가 받음과 동시에 문헌적 가치까지 인정받고 있다.
 
혼불문학관이 있는 노봉마을에는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등이 위치해 있는데 소설 속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넓은 마당에 자리잡은 혼불문학관은 옛 양반집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마치 소설 속으로 들어간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학관 내부에는 최 작가의 업적과 작품, 사진이 전시돼 있고 작업실도 재현해 놓았다.
 
작가 최명희의 흔적을 찾아봤다면 이제는 화가 겸 문인 김병종을 만나볼 차례다. 지난 2일 개관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는 그가 기증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병종은 한국 특유의 감성과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화가다. 대표 작품으로는 '바보예수', '생명의 노래' 등이 있고 베스트셀러 '화첩기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독특한 건축양식도 눈에 띈다. 콘크리트의 단단함과 수려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전원형 미술관으로 설계돼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다.
 
 

▲ 전북투어패스로 입장 가능한 지리산허브밸리.


■카드 한 장으로 전북관광 해결
남원을 비롯해 전라북도 관광을 하고 싶다면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된다. 전북투어패스는 한 장의 카드로 전북 주요 유료 관광지와 시·군버스 및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관광 카드다. 맛집·숙박·공연(체험) 등 특별할인도 제공된다.
 
주요 혜택을 살펴보면 관광시설의 경우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항공우주천문대, 수지미술관, 백두대간생태교육전시관, 남원랜드, 지리산 허브밸리 등 14개 시·군 주요 관광시설과 119안전체험관, 종합사격장, 작은영화관 등 60여개 유료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은 5회 이내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도내 26개 공영주차장에서 2시간 동안 주차할 수 있다.
 
전북투어패스는 1·2·3일권과 한옥마을 전용권, 관광형, 교통형 등 관광객의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구매 방법은 전북투어패스 홈페이지(www.jbtourpass.kr)나 쿠팡·인터파크·옥션·티몬 등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살 수 있다. 도내 주요 관광시설과 관광안내소 등 43개 판매점에서도 판매한다. 카드 구매 후 관광시설 입장 시 단말기에 대면 된다. 
 
김해뉴스 /남원=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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