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부터 1500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는 김해 주촌센텀Q시티 전경. 연말까지 6000여 세대의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김해 지역에 전셋집이 남아도는 '역전세난'이 우려된다.



새 아파트 6000세대 입주
DSR 도입 대출심사 강화
입주 예정자 잔금 못 구해
전세임대인 “내줄 돈 못 빌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잔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다음 달부터 김해지역에 6000여 세대의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 폭탄이 터진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입주 예정자들의 잔금 마련 대출이 어려워진 데다 아파트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전셋집이 남아도는 '역전세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임대인들은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기존 전세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지만 대출 규제에 묶여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일 김해시와 김해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당장 다음 달부터 김해시 주촌면 주촌선천지구 내 주촌센텀Q시티 1500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오는 6월에는 장유 덕산아내캐슬(998가구)과 진영한림풀에버 1·2단지(587가구)의 입주가 이어진다. 이외에도 11~12월 무계동 e편한세상 2차(512가구), 율하2지구 원메이저(2391가구) 등 올해 말까지 총 6000여 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달부터 은행들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해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면서 김해지역에서는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우선 아파트 계약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고, 전세를 놓아 분양 잔금을 해결하려는 계약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촌면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대출받기 까다로워지면서 집주인 중 대부분은 입주 하기보다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물량이 많고 수요가 없으니 전세값도 추락하고 있다. 김해지역 아파트 전세값은 평균 2000만 원 정도 떨어졌다. 주촌센텀Q시티는 새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85㎡ 기준 전세가가 1억 2000만 원까지 내려갔다. 지은 지 19년이 지난 인근 일동한신아파트 87㎡의 전세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축 아파트들의 입주가 임박해지면서 김해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월세보다 전세 비중이 대폭 늘어나 이 같은 분위기를 입증하고 있다. 입주물량이 풍부해 김해지역의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
 
장유 소재 부동산경제연구소 박민현 소장은 "대출심사가 강화돼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됐다. 투자성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도 없다.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기도 쉽지 않다. 전세 수요는 늘지 않았는데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 세입자를 구하기가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잔금을 해결하려 한 집 주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는 넘쳐나지만 세입자는 찾을 수 없어 주변 시세보다 2000~3000만 원 낮춘 급전세 매물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세가격이 내려간다면 당장 집 없는 무주택자에게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역전세난, 깡통주택 등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입자가 전세계약을 할 때 집주인의 요구사항에 맞춰야 했지만 이젠 갑을 관계가 뒤바뀐 분위기"라며 "대출규제가 강화돼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전세보증금 반환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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