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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편집국에서
  • 수정 2018.04.04 09:20
  • 게재 2018.04.04 09:17
  • 호수 367
  • 19면
  • 정순형 선임기자(junsh@gimhaenews.co.kr)
▲ 정순형 선임기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 손님에겐 다음날 점심을 공짜로 제공했던 어느 레스토랑의 사례에서 나온 말이다. 겉으로는 점심을 공짜로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날 마신 술값에 (점심값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격언이다.

지극히 당연한 것 같은 이 말이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주요 지침으로 등장하는 것은 1976년부터였다. 그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과도한 복지정책에 따른 후유증'을 경고하는 과정에서 ‘공짜 점심’을 거론한 것이 워싱턴 정가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도덕과 인권을 앞세운 당시 카터 행정부가 서민복지 예산을 크게 늘린 데 반발하던 일부 언론과 야당 정치인들이 역공의 계기로 삼은 것이다. 서민복지 예산 확대에 발맞추어 세금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논란이 지속된 4년 뒤 대선에서 지미 카터는 재선에 실패하고, 시장 논리를 앞세운 레이건 정부가 들어선 사실은 이미 역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 현실은 어떨까. 지난해 나라 빚, 공식용어로 국가 부채가 1555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 6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난 수치라고 했다. 그중에서 공무원, 군인 연금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4%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다면 일반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떨까.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가 1450조 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빚이 7000만 원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 2월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가계부채 위험 수위 10개 국가'에 우리나라가 포함됐을 정도다. 가계부채 증가율 2위에 오른 것 역시 위험신호다.

국가 경제의 3대 주체는 가계와 기업, 정부라고 했다. 그중에서 양대 축인 가계와 정부가 빚더미에 쌓인 상황에 부닥친 우리나라.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이 공무원 군인 연금에서 비롯됐는데도, 올해 신규 공무원 채용 인원을 박근혜 정권 시절 연평균 채용 인원의 3배 수준으로 늘린 현 정부. 젊은층 표심을 겨냥한 정책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차기 대선이 치러질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 40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공약까지 내세웠으니 말이다. 공짜 점심치고는 너무 비싼 것이 아닐까. 

가계부채도 마찬가지다. 가구당 7000만 원이 넘는 빚의 대부분은 은행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가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내걸고 낮은 이자에 '빚 내어서 집 살 것'을 권유한 이전 정부의 정책이 최근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정녕 해법은 없는 것일까. 질병의 원인이 파악됐다면, 상대적으로 처방이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자세가 아닐까.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다. 국가 3대 경제 주체 중 소비의 주체인 '국민'이 가계 빚에 허덕이고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곳간이 거덜났다면 남은 것은 생산의 주체인 '기업' 뿐이다. 그런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세금 수입이 늘어나면서 가계빚이 줄어들고 국가부채 역시 감소할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이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공무원, 군인 연금제도를 개혁하고,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한다. 가계부채 역시 주택 담보 대출을 줄이면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전세대출을 늘리는 등 임대주택 정책을 활성화하는 등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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