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와 골다공증 약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골다공증 약을 먹거나 주사 맞고 있으니 뼈가 튼튼해져서 임플란트에는 더 좋을 것이라고 언뜻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니 골치가 아프다.

골다공증 약 중 80% 이상의 처방률을 차지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이하 BPs)라는 약이 문제다. 이 약은 약 25년 전부터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치과에서는 약 15년 전에 처음으로 부작용이 보고됐다. 치과 임플란트가 의료보험이 되는 우리나라(전 세계에서 유일하다)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이 일상화되다시피 하면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형외과에서도 이 약으로 인해 뼈가 부러져 오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한다. 뼈가 튼튼해지는 게 아니라 너무 딱딱해져서 더 잘 부러지는 것이다. 그것도 막대기가 두 동강나듯 댕강 부러진다니 수술도, 회복도 쉽지 않다.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없어지는 속도도 빨라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BPs는 뼈가 없어지는 속도를 줄여줌으로써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약이다. 원래는 이런 작용을 이용해서 항암제로 개발됐고, 현재에도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같은 악성 암 치료에 많이 쓰고 있다.
 
문제는 오랫동안 이 약을 복용한 사람이 잇몸 뼈를 치료하게 되면 뼈가 회복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때로는 죽은 뼈와 감염된 턱뼈를 제거해야하는 큰 수술을 받거나, 없어진 부분에 다른 부위 뼈를 떼다가 붙여야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턱뼈는 다른 뼈에 비해 골활성도가 열배나 높고 이를 뽑거나 잇몸 수술, 임플란트 등 뼈를 치료하는 빈도가 많은 곳이다. 또 음식물을 섭취하는 입(구강)을 떠 받쳐주는 지지대 역할을 하므로 세균 감염이 제일 먼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BPs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턱뼈 감염이 일어날 경우 치과에서는 골칫거리인 것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이를 빼거나 잇몸수술을 했는데 오랫동안 잇몸이 낫지 않거나, 뼈 속에서 농이 나와 냄새가 심하고 아프다든지, 임플란트를 심었는데 아프다가 금방 빠져버린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4년 이상 BPs를 복용, 또는 주사를 맞았다면 임플란트를 심거나 이를 빼는 것은 미뤄야 한다. 꼭 4년이 아니더라도 골다공증을 치료 중이라면 반드시 내과나 정형외과, 치과와의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진 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필자 치과에서도 부작용 사례가 있었지만 다행히 감염은 되지 않아 증상치료만으로 해결된 적이 많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미리 철저히 점검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복용사실을 숨기거나 알리지 않아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였다.
 
물론 치과치료 때문에 빠른 시간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골다공증 치료약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치아를 빼거나 임플란트를 심을 계획이 있다면 치료를 받기 전에 꼭 복용 사실을 의사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대학병원에서 턱뼈를 잘라내고 오랫동안 입원 치료해야하는 최악의 낭패를 예방할 수 있다. 김해뉴스 / 이창 BG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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