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 환자 역대 최고, 유행 우려
전염기간 등원, 등교 중지 필수
 
자연치유 되지만 얕봐서는 안돼
손 씻기, 기침예절 등 준수하고
필수 예방접종 반드시 받아야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에는 어린이집도, 학교도 여느 때보다 활기찬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이맘때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불청객도 있다. 바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등의 감염병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들 질환은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조금씩 증가해 4~6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집단생활을 하는 교육 현장의 특성상 자칫 방심하다가는 학생 전체에 대한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전염기간 동안 어린이집과 학교, 학원 등에 가지 않도록 학교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수두 환자 역대 최고
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수두 환자는 8만 84명으로, 2016년 5만 4060명에 비해 67.5%나 늘었다. 2005년 '2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역대 최대치다. 2007년 2만 284명에 비하면 무려 5배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3월 말까지 1만 4952명의 수두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중에 경남은 902명, 김해시 관내에는 18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두는 주로 10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발생하고, 매년 봄철(4~6월)에 환자 발생이 증가한다.  수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환자의 타액이나 피부 물집에 직접 닿는 것은 물론 침방울이나 콧물 등을 통해 공기로 감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나 형제간 감염 확률이 높다.
 
래봄병원의 김정훈 내과 진료부장은 "수두는 잠복기가 최소 1주일, 최대 3주일에 달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주변에 전파하게 된다"며 "전염성이 강한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모든 물집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증상은 2~3일 간 고열과 함께 온몸에 다양한 형태의 발진(반점·물집 등)이 나타나며 식욕부진이나 두통 등도 동반된다. 초기 증상이 미열이나 피로감 등으로 나타나 감기로 착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경우 약 1주일 후면 피부 증상이 호전되면서 회복된다. 치료는 세균감염을 줄이기 위해 목욕을 자주 시키며, 가려움증 완화를 위한 연고 도포 등 대증요법이 이용된다.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동반되지 않으면 심한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진 경우 폐렴과 뇌염 등 합병증이 나타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볼거리 5일간 격리해야
유행성이하선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턱 밑에 있는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흔히 볼거리라고 불린다. 수두처럼 환자의 침방울이나 콧물 등을 통한 공기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인 13~18세의 발생은 줄고,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의 발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환자 수는 1만 6924명으로 대유행한 2014년 이후 환자 발생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볼거리에 걸리면 귀밑 부분에 있는 침샘(이하선) 부위가 한쪽 또는 양쪽 모두 빨갛게 붓고 일주일 가량 통증을 겪게 된다. 근육통과 식욕부진, 두통, 미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잠복기가 2~3주에 이르고, 환자의 20% 정도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등에서 크게 유행할 수 있다.
 
전염력이 강한 시기는 증상이 생긴 후 5일까지이므로, 이 기간 동안은 등원, 등교를 하지 않도록 집안에서 격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3주 이내 환자 또는 의사환자가 같은 학급에서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유행으로 간주한다.
 
증상은 1주일 정도 후부터 감소해 대개 10일 후에는 자연치유된다. 치료도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구토로 인한 탈수 시 수분 및 전해질을 공급해 주는 대증치료에 그친다.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지켜야
김 진료부장은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은 자연치유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얕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수두에 걸리면 회복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50대 이후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을 따라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유행성이하선염의 경우 난청과 뇌수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사춘기 이후 남성과 여성에게는 고환염과 난소염 등이 발생해 향후 불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훈 진료부장은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라며 "수두의 경우 백신 접종 후에도 수두에 걸리는 이른바 '돌파 감염' 비율이 높지만, 이 경우에도 증세가 훨씬 가볍고 예후도 좋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을 받았는 지 여부는 인터넷(www.nip.cdc.go.kr)이나 스마트폰 어플(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손씻기는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손가락 사이와 손등, 손톱 밑 등을 30초 이상 씻어줘야 한다. 기침을 할 때는 손이 아니라 휴지나 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도움말 =김정훈 래봄병원 내과 진료부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