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로 유명한 작고 소설가 오영수 선생은 생전에 전국 각지 사람들의 기질을 다룬 단편소설 '특질고(特質考)'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1979년 순문예 월간지 <문학사상> 1월호였습니다. 그런데, 특정 지역 사람들이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선생은 시달리다 시달리다 일간지에 공개사과문을 써야 했고, 그 일로 인해 심장이 상했던지 이듬해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특정 지역 사람들의 기질을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는 일은 이처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 김해 토박이들의 특질에 대해서 더듬어 보려 합니다.

저는 초중고를 김해에서 나왔고, 군 생활도 김해에서 했습니다. 신어산 중턱에 있던 제5325부대 제766 관리대대 동원과 행정병이었습니다. '방위'로 얕잡아 불렸던 단기사병이었습니다. 대학은 서울에서 나왔고, 직장은 부산이었지만 부모님 때문에 매주 김해엘 들렀고 친구, 선후배들을 만나 왔으니, 온전히 김해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바깥에서 생활하다 보면, 김해 사람들에 대한 평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해 사람이라고 하면 대번에 '벨나데이(별나다)'라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아닌게 아니라, 김해 토박이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체로 다혈질 성향을 보입니다. 욱하는 성격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부산에 사는 어떤 분은 김해에 남자 친척이 있는데, 산에서 휴대폰이 안터지니까 휴대폰을 내동댕이치더니 부서질 때까지 발로 콱콱 밟더라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저도 다분히 그런 성정을 지녔습니다.

그게 바람의 속도, 산세, 지형, 일조량 따위들이 성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풍수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성정이 사람에 대한 무례함과 상대방에 대한 해코지 형태로 발현되는 일이 제법 있는 듯해서 염려가 될 때도 있습니다. 언젠가 창원지검의 검사들이 김해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근무했던 곳 중에서 투서가 가장 많은 곳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는 특정 후보에 대한 괴문서가 나돌고 온갖 비방이 난무해 김해가 온통 흉흉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김해 토박이들은 말을 단호하게 딱딱 부러지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고, 최근에 만난 박찬종 변호사가 그렇고,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도 그렇습니다. 저는 김해 식 어법이 '앗사리' 해 보여서 내심 좋아합니다만, 큰 조직의 대표나 이런 분들이 날것의 김해 식 언행을 보이는 건 한 번 생각해 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그 놈의 말' 때문에 쓸데없이 시달리고 소모전을 펼쳤던 걸 상기해 보시지요. 저는 사실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른 지역 분들은 그렇지 않았던가 봅니다.

자, 이쯤에서 김해를 대표하는 김맹곤 시장님께 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시장님의 언행을 약간 해학적으로 받아들이고 "앗사리 한데, 뭐"하고 옹호하는 편입니다만, 시장님의 언행을 두고 언짢아 하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말로써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향교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고, 시장님의 고향인 상동에서도 뜨악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시장님도 아마 그런 얘기를 전해 들으셨으리라 봅니다.

부디 언행을 잘 가다듬으셔서, 새롭게 추진하려는 개혁 작업들이 쓸데없이 발목을 잡히고, 진척이 더디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님은 물론 김해 시민 모두에게 불편한 일이 될 것입니다. 언행으로써 존경받으시고 '벨난' 김해 토박이들에게 귀감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번에는 김해의 좋은 특질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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