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기획팀장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에 따라 지자체마다 미래 산업으로 '의생명(의료기기)·바이오산업'을 설정하고, 예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리정부도 의료산업 세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2009년 1조 6천억 원 규모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대구, 오송에 추진했고, 1988년부터 강원도 원주(기업체수 100여 개)를 중심으로 지속투자가 이어졌다.
 
주요 이유는 고령화추이 가속화, 성장하는 시장전망, 1인당 의료비 지출 급격 증가, 35%이상의 높은 기업이윤, 지난 30년간 우리를 먹여 살린 전통산업군인 '기계, 조선, 내연자동차'의 위기와 몰락 등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바이오의료산업 관심증가로 종사하는 나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고, 기업체 및 CEO 종사자, 의생명 전공 졸업예정자 모두에게 많은 취업자리가 만들어져, 일하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게 많다'는 뜻의 한자어 '호사다마'처럼 우리지역에도 중복투자는 많고, 신기술 기업 이전율은 낮아, 동남권 의료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며, 특히, 김해는 위 사항을 반영하고, 입주보육 받은 기업체와 유망기업을 우리시에 뿌리내리는 역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동남권지역의 의생명특화 분야로 부산시는 중입자가속기, 고령친화, 재활, 의료관광, 핵의과학, 한방/관광, U헬스케어분야를, 그리고 울산시는 의료용 소재, 3d프린팅, 게놈기반 메디컬헬스케어, 산재/재활, 원전 제염해체를 특화하고 있다.
 
경남도는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 조성으로 김해와 양산이 '의생명(Biomedical)'란 단어를 같이 쓰고 있으며, 김해시는 정밀의료(하버드의과대학), 헬스케어(인제대학교), 덴탈, 첨단 의료용품, 재활, 업종전환, 건강증진제품을, 양산시는 카테타, 스텐트, 중개임상, 힐링 분야로 정리된다. 
 
동남권에, 오송과 대구처럼 첨단의료복합단지 축소판이 만들어지고 있어 기쁘지만 정작 중요한 기업체들에게 연구소나 대학이 가진 기술의 '신기술 이전 보급률'을 보면 매우 저조해 안타깝다. 
 
그리고 기업에서는 사업화가 될 만한 아이템이라 할지라도, 연구 개발부터 판매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품화가 어려운 첨단기술 사업화는 부담스러워 한다. 그 구체적 이유는 연구개발 후, 품목허가 후, 임상을 거쳐서 시장에 판매까지 개발과정에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y)'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계곡'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의 몸에 가해지는 제품의 특성상, 효능효과 검증을 위해 길게는 5년 이상 임상기간이 소요되고, 고비용으로 기업경영이 어려워져 파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기업은 큰 부담을 갖고 첨단기술의 제품화는 회피하며 쉽고 간단한 중·저위 기술의 제품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현명한 선택이지만, 지역의 산업육성 관점에서는 우리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의생명센터가 지역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능을 수행하길 희망한다.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원만하게 넘을 수 있고, 기업의 투자부담을 줄이도록 투자펀드를 활용하며, 추후에는 기업이 매출성장으로 이어지는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한다.
 
먼저 5년간의 기술격차가 가능한 기술을 제공하고, 병원 의사들의 신(新)치료기법과 병행하는 유니크(Unique)한 제품 아이템을 제공하며, 개발제품의 우월성을 세계시장에 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또한 대학과 국책연구소의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제품화를 만들 기업체를 찾아주는"중매쟁이"역할이 필요한데, 센터가 이러한 "짝짓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조직과 우수연구인력, 기업지원예산을 확보하여, 기업별 성공 도우미 역할을 수행했으면 좋겠다.
 
우리 동남권 지역에서도 셀트리온, 한미약품, 삼성메디슨(초음파영상기기), 임플란트(수출 1위 품목)처럼, 국가동력으로 우수기업을 배출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투자매력은 없어질 것이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김해시는 그동안 의생명산업 담당공무원의 노력과 지속적인 신성장 산업육성의지로 의생명센터, 인제대학과 함께 지난 10년간 꾸준히 기업 집적화를 만든 경험을 기반으로, 동남권에서는 의생명기업 집적화 1위(기업체수 100여개) 지자체로 성장했다. 
 
또한 2017년부터 정밀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하버드 의과대학 고든의료영상센터 김해연구소 유치로 암 표적물질 기술의 산업화, 나노 표적물질기반 광의료기기 개발의 상용화, 첨단 의료용품등 시장성이 높은 제품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정밀의료분야는 표적치료분야로써 암(또는 특이종양)과 관련하여 정상세포가 아닌 암(종양)세포만을 타겟삼는 표적물질과 병원에서 '수술시 의사에게 암세포를 실시간으로 시각화 시켜줄 수 있는 의료영상 광학시스템'의 연구 및 산업화 기술이다. 현재는 수술시 암 조직이 안 보이는 반면에 종양이 빛을 발하고 있다면 수술이 얼마나 효율적일까?
 
상용화시 연간 40조원 규모 의료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벤처투자기관들과 병원의학계에서는 본 제품의 출시가 초미의 관심대상이다.
 
이제 김해시도 하버드의과대학 분원 김해연구소, 인제대학교 의생명공학대학을 통해 기술의 파이프라인은 준비되었지만, 아직 제약회사와 유망의료기업체 유치, 스타기업육성을 위해서는 준비해야할 일들이 많다.
 
당장 김해센터에도 저렴한 입주공간이 부족하고, 과거 부산처럼 산업단지는 평균지가가 평당 300만 원 이상으로 기업유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연구기관 유치와 연구사업 수행은 의생명센터에서 하면 되지만, 공장부지와 식약처 인증형 GMP지원 공간구축은 긴 시간과 많은 예산이 필요함으로, 지금부터라도 시에서는 경남도와 함께 유망기업체를 유치할 수 있도록 예산배정과 부지확장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해시민 모두가 잘 아는 얘기가 있다. 김해는 7,500개의 중소기업이 있지만, 대기업이 없다고, 의생명분야의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의생명기업 및 관련기업체가 100여개 있지만,코스닥 상장기업 하나 없고, 100억 원 이상 매출하는 의료기업체가 적어 김해시와 의생명센터의 역할이 미진하다고 말한다.
 
의생명산업의 육성이 이렇게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단기적 성과제시보다 차별화된 기술보유로 기업육성의 선택과 집중지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후회하지 않도록 '될 성 싶은 나무(기업, 기술)'를 잘 골라서 집중투자로 우리김해가 지속적으로 동남권 제1의 의생명산업도시가 될 수 있도록 스타기업을 함께 만들어보자. 

좋은 기업이 만들어지면 떨어지는 인구감소 그래프도 꺾을 수 있고, 하버드의과대학 김해연구소와 유명 제약회사, 건실한 의료기업체 입사를 위해 지역인재들의 지역이탈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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