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의 한 초등학교 뒤로 약 200m 거리에 들어선 신규 아파트 단지. 아파트 입주 초등생들은 학교 과밀 문제로 2㎞ 거리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가까운 학교 이미 포화상태
‘원거리 배정’이 인허가 조건
입주민 “교육지원청·김해시 책임”


 
장유 일부 초등학생들이 집 앞 200m 거리에 있는 학교를 두고 2㎞나 떨어진 학교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속적인 인구 증가세를 보이는 장유 지역의 아파트 건설이 이어지면서 초등학교 포화 상태로 인해 장거리 통학을 하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지만 김해시교육지원청, 건설사, 입주자 모두 각기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장유 관동동의 286세대 규모의 A아파트 정문에서 약 260m 떨어진 거리에는 약 1400명이 재학 중인 한 초등학교가 있다. 그러나 A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은 약 1.85㎞ 떨어진 초등학교에 배정받았다. A아파트에서 이 학교보다 가까운 초등학교가 3곳이나 있지만 모두 과밀 상태라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장거리에 있는 학교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아파트에서 학교까지는 성인 보행(시속 4㎞) 기준 28분이 소요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걸어서 통학을 하기 위해서는 35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아파트와 가까운 초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는 학부모들이 있을 정도다. 한 입주민은 "저학년인 경우 2㎞ 떨어진 학교에 갈 수 없어서 지인이나 친척들에게 부탁해서 위장 전입한 경우가 많다. 학교 문제 때문에 아파트를 사고도 전세를 주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유 무계동의 990세대 규모의 B아파트 초등학생 역시 2.2㎞ 떨어진 초등학교에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통학버스 운영  상황 등이 안정화되면서 비교적 민원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인근에 800세대 규모의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장거리 통학을 하는 초등학생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입주민은 "당연히 아이들이 다닐 학교는 마련돼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A아파트를 계약했다. 계약서에 장거리의 학교로 배정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글씨가 작았고 추가 설명도 없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아파트 광고대행사 쪽에서 입주 광고를 할 때는 아파트 앞 학교에 배정이 될 것처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문제도 해결이 안 됐는데 아파트 인허가를 내준 교육지원청과 김해시도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 인근 초등학교에 학생들을 배정할 수 없다며 인허가 반려 의견을 냈던 김해시교육지원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건설사 측에서 통학버스를 운영해 통학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장거리 학교 배정을 조건으로 인허가가 났다. 그러나 입주 후에는 인허가 전의 약속과 달리 장거리 통학에 대한 민원이 이어져 난감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업체 측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아파트 업체 관계자는 "약속한 대로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고 계약서에도 원거리 통학을 명시했다. 입주 직전까지도 가까운 초등학교로 배정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에 요청했지만 과밀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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