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사 2단계 조성사업으로 인한 학교 이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해건설공고 모습. 학교로 향하는 도로를 기준으로 좌측이 사업 부지에 포함된다.

 
“10년째 학생들 피해 감수”
 학교·동문, 학교 이전 반대
“현 위치 존치 방안 마련해야”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복원사업을 국정과제에 포함하면서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해왔던 김해시의 가야사 2단계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위해서 필수적인 해당 지구의 학교 이전이 학교와 동문의 반대에 부딪히며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김해시는 지난달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 예정지인 구산동 일대 9만 4745㎡를 구지봉(사적 제429호) 유적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 신청했다. 이는 오는 5, 6월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예정지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사업지에 포함된 김해교육지원청, 김해서중, 구봉초, 김해건설공고 등 4개 기관·학교의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체 예정지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김해건설공고의 동문회 등이 부지 이전을 반대하면서 기관·학교 이전의 난항이 전망된다. 건설공고는 2010년 경남도교육청이 매입한 삼계동 94-2번지 일대 5만 6508㎡ 부지에 이전하기로 돼 있었지만 장기간 가야사 2단계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학교 동문을 중심으로 학교 측이 이전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건설공고 관계자는 "동문,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의 의견을 종합해볼 때 학교를 이전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우선 입지적인 조건이 현재 학교 위치(구산동)가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특성화고의 특성상 전국 여러 곳에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삼계동 부지는 대중교통편이 많지 않아 신입생 유치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설공고 측은 장기간 사업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노출돼 오다가 2016년부터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 학교 바깥 창문 설치, 기숙사 리모델링 등을 진행해왔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학교 측은 "가야사 2단계 사업이 지연되면서 학교 개·보수를 하지 못한 채 10년 넘게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 물이 새고 찬바람이 들어오는 환경을 참아 오다가 2016년 동문회가 시에 항의한 후 이전 계획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뒤부터 개·보수를 했는데 다시 이전을 하라고 하니 반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부지가 줄어들지만 새 건물을 높이 개축하면 학생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을 하든 하지 않든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이 나 학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시교육지원청과 경남도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육지원청은 건설공고가 이전한 후 남은 절반 부지에 교육지원청사를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010년 이전 부지를 정할 때도 학교 동문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 건설공고가 이전하지 않고 절반에 학교 건물 전체를 조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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