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 기업들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조선이나 자동차 원청업체에 납품하던 금속 가공업체들이 도시락을 만들거나 포장용기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돌려막기는 임시방편일 뿐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 때 잘 나갔던 지역의 금속가공 등 주력 산업이 더 늦기 전에 업종전환과 다각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4차 산업혁명 관련산업, 의생명산업 등 미래 산업에 대한 말과 논의는 무성하지만 실제 밑그림을 그리는 지역의 기관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해 지역경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준비할 주체는 누군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김해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해의생명센터와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비즈니스센터)를 통합한 김해산업진흥의생명융합재단은 지난해 6월 말 출범했다. 통합작업으로 지역 강소기업과 의료기기산업을 지원하는 핵심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의생명센터와 비즈니스센터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센터장 공모도 진행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2015년 설립된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의 경우 센터장이 공석이어서 전문적이고 공격적인 지원사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해시가 출연기관에 대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시 출연기관에 민간전문가 대표 체제를 확립하고, 운영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된 것이다. 이번 개편에는 김해산업진흥의생명융합재단(의생명재단)도 대상기관에 포함됐다.

개편내용 가운데 의생명재단의 2센터 체제(의생명센터,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를 1원장 체제로 통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해 이견이 나온다. 의생명재단 내부구성원들도 재단을 이끌 원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두 센터가 현행 구조를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연구실장직도 폐지되면서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할 의생명재단의 조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확대되는 설비와 사업으로 의생명센터의 조만간 조직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굳이 지금 조직을 슬림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의생명센터는 현재 메디컬디바이스 융·복합 실용화사업을 확대 운영하기 위한 제2센터가 본부동 인근에서 건립 중이다. 현재 부지 마련을 마치고 정부로부터 건축비 110억 원을 지원받은 상태다. 제2센터는 지능형기계에 기반한 정밀의료기기와 헬스케어제품을 위한 첨단의료 융·복합 기술을 개발하는 공동연구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6년 암 진단과 관련해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미국 하버드대 고든의료영상센터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통합재단은 지난해부터 국비사업 신청 등을 통해 연구진 공동교류 등 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한 모색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인사, 노무 등의 분야에 특화된 한국능률협회가 진행한 이번 컨설팅이 지역의 산업구조와 경제사정을 세심하게 고려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역경제의 미래를 책임지고 설계해야 할 시 출연기관에 효율성이라는 잣대만 적용해 성장가능성을 가로 막았다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건 융합재단이 미래청사진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확대하는 일이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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