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가 노니는 화포천, 도심 곳곳에 산재한 가야문화 유적…. 가야왕도 김해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한가롭게 산책하며 거닐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많이 갖고 있다. 김해시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국제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슬로시티 지정 과정과 향후 기대효과, 김해시의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본다.

 

▲ 현장답사를 위해 초청된 국제슬로시티 연맹 관계자들과 김해시 관계 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김해 곳곳을 답사하면서 슬로 시티로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간에 보이는 깃 발은 슬로시티를 상징하는 달팽이 로고가 그려진 깃발. 사진제공=김해시



까다로운 조건 모두 충족시켜
6대 국제인증프로젝트 첫 단추
오는 11월 슬로시티 김해 선포
한 단계 진화한 ‘도시형 슬로시티’


 

■결실 거둔 국제슬로시티 지정 노력
'슬로시티 김해' 지정은 김해시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추진한 다양한 노력들의 결실이다.
 
김해시는 지난해 1월부터 국제슬로시티연맹 가입을 추진했다.
 
유구한 가야의 역사문화를 비롯해 화포천 습지, 봉하생태문화공원 등 김해가 가진 역사문화와 생태환경 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그동안 슬로시티 인증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 시민들이 화포천습지공원에서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는 모습.

 
하지만 타 도시와의 치열한 경쟁과 수준 높은 요건들을 충족시켜가며 국제사회에서 슬로시티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는 가야역사문화 전통을 계승하고 생태환경의 가치를 보존하며 동시에 시민들의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슬로시티 지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국제슬로시티 연맹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또 연맹 관계자를 김해로 초청해 현장 답사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김해가 슬로시티 적격지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해시가 7500여 개의 기업체를 보유한 55만 인구의 대도시로 성장하면서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역사문화 전통 계승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데다 자연환경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을 펼쳐온 덕분에 슬로시티로 지정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1000만 관광객 시대 연다
김해시는 이번 국제슬로시티 가입 인증을 통해 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6대 국제인증 프로젝트(국제슬로시티·유니세프 아동 친화도시·WHO 국제안전도시·유네스코 창의도시·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여성친화도시)'중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해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고 본격적으로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기대하고 있다.
 
시는 오는 6월 프랑스 미헝드(mirande)에서 개최되는 '2018 국제 슬로시티 연맹 시장 총회'에서 국제슬로시티 연맹 가입인증서를 받는다.
 

▲ 봉하생태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

 
7월에는 슬로시티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비전을 설정하고 정책을 마련한다. 시민 대표로 구성된 '슬로라이프 리더'도 뽑을 계획이다.
 
9월에는 슬로시티 단계별 추진전략과 관광브랜드화 전략 등 세부 추진계획을 담은 슬로시티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국내의 슬로시티 도시 간의 교류 협력을 위해 슬로시티 협의회에도 가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치는 오는 11월에는 '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을 개최하고 추진동력을 더할 슬로시티 전담팀도 신설해 본격적인 슬로시티 김해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김해가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슬로시티 김해'로
국제슬로시티가 가진 궁극적인 철학은 인간 삶의 질·자연생태·전통문화 그리고 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해 현장실사를 위해 김해를 직접 찾은 슬로시티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김해시는 이러한 슬로시티의 철학에 부합하는 좋은 조건을 가진 도시다.
 
실제로 시는 그동안 화포천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 국가생태관광구역으로 지정하고 연지공원과 해반천, 율하천 등 생태환경 조성에 앞장서왔다.
 
가야사 복원·숭선전 제례·분청 도자기·남명조식·가랑오광대 등 역사문화의 계승과 보존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 하늘에서 바라본 연지공원과 김해시 전경.

 
또한 김해문화의 전당, 김해서부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인프라 조성을 비롯해 도시재생사업·물순환 선도도시·경관디자인 개선·도시숲 조성 등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기반을 만들어가면서도 회현당과 같은 주민주도형 마을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산딸기·진영갈비·봉하오리쌀 등의 지역 특산물 활성화를 통한 경제여건 개선 정책 등 슬로시티로 성장할 수 있는 주요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국슬로시티 손대현 이사장은 이같은 김해시의 정책방향을 높이 평가하면서 "김해시는 첨단기업과 전통문화, 자연 생태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골든 트라이앵글 미래 지향형 슬로시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이번 국제슬로시티 선정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 역사, 전통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켜온 우리 시의 시정방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 우리 김해를 산업도시의 특성에 맞게 '기술과 자연, 사람의 조화'를 목표로 하는 한 단계 더 진화한 도시형 슬로시티로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시민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슬로시티 = 글로벌 녹색도시

현재 전 세계에는 30개국 241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 지정이 이루어진 지역은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Orvieto)라는 지역이다. 이 곳에 국제슬로시티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탈리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84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독일·폴란드·터키·네덜란드 등 유럽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등 전 세계에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도시들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슬로시티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며 김해시가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것은 김해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녹색도시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기술과 자연, 문화와 사람이 공존하는 친환경 도시정책을 펼쳐온 김해시는 준비된 완성형 슬로시티라고 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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