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구운몽… 고전 속 '짝패' 연구

 

둘이면서 하나

이강엽 지음
앨피 / 472쪽 / 2만 원


'고전 서사의 짝패 인물'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흥부전> <구운몽> <양반전> 등 우리 고전 서사에 등장하는 짝패를 주제로 단순한 선악 구도를 뛰어넘는 서사적·캐릭터적 균열과 합일을 탐색한 연구서이다. '둘이면서 하나'라는 주제는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혼돈과 시행착오를 내포하는 동시에 세상을 떠받치는 중요한 힘의 원천이 된다. 그것은 바로 사랑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심동체의 희망과 동상이몽의 악몽,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위태롭고 매혹적인 줄타기라는, 고전 연구서로는 보기 드문 주제를 세계 각국의 신화를 가져와 비교하면서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흥부와 놀부, 성진과 양소유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서사 속 인물들과 신화 속 인물들의 이러한 짝패적 특성을 단순한 권선징악의 논리가 아닌 정체성과 질서, 우열과 보완, 혼돈과 화합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내밀한 인문학적 가치의 성찰을 요구한다.
 


 

배낭여행 떠나 봐 세상이 달라 보여

 

상파울루에 내리는 눈

강진숙 지음 / 물음책방
300쪽 / 1만 5000원


"여행은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일상에 매여 있다 보면 놓쳤을 많은 것들의 가치를 알게 했다."

<상파울루에 내리는 눈>의 저자가 한 말이다. 현재 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저자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여행했던 순간의 추억과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여행에는 늘 예기치 않는 순간이 생긴다. 연평균 온도가 18도가 넘는 상파울루. 그곳에 눈이 내린다면. 아무리 계획을 철저하게 짜도 우발적인 상황, 바로 책 제목이 이를 상징한다. 어쩌면 여행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낯선 사람들, 혼란과 당혹감…. 여행이 모험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여행은 우리에게 즐거움도 주지만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는 힘도 키워 주었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애들아, 꼭 배낭여행 떠나 봐, 세상이 달라 보일 거야."

책 속엔 여행을 통해 삶의 무늬를 만들어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신화는 두껍다

김진섭 지음
지성사
512쪽 / 3만 5000원


암흑에서 천지가 개벽하는 개국 신화를 시작으로 고조선의 단군, 부여의 동명,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혁거세 가야의 수로 등 우리 신화 속 영웅들을 조명한다. 나아가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소외되었던 주몽의 어머니 유화, 주몽의 부인이자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 등 여성 인물들의 흥미로운 얘기도 펼쳐놓는다.
 


 

도시의 36가지 표정

양쯔바오 지음 / 이영주 옮김
스노우폭스북스
288쪽 / 1만 5800원


도시의 시설물과 풍경으로 도시를 재발견할 수 있는 '도시 감상법'을 담은 안내서. 파리 로마 베를린 타이베이 등 세계 곳곳의 도시가 가진 다채로운 개성을 책에 담았다. 평범한 일상 속에 스며 있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도시의 풍경, 그 안에 녹아 있는 역사와 시간을 소개한다.
 


 

정치철학

스티븐 스미스 지음
오숙은 옮김
문학동네 / 476쪽 / 1만 8000원


정치철학은 모든 사회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삶의 영원한 문제를 다룬다.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법에 복종해야 하는가?'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등 주제에 대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루소 토크빌 등 위대한 사상가들의 견해와 실천을 탐구한다.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주강현 지음
서해문집
560쪽 / 1만 9800원


남근과 여근, 열녀, 배꼽, 성적(性的) 제의, 여신, 심지어 쌍욕과 쑥떡 등 각기 다른 우리 문화들을 전통시대의 성 담론이라는 하나의 줄기로 꿰뚫어 보여주는 책이다. 민속학자이자 해양 문명사가인 저자가 25가지 키워드로 비교문화사적 접근으로 우리 문화의 총체적 이해와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산일보/ 백태현 선임기자 huy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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