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기획팀장

김해지역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김해의생명센터는 김해시가 출자·출연한 모범적인 비영리기관 중 하나이다. 의생명산업 육성에 지속적으로 수 천억 원의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만큼 대규모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

국비 보조금을 받으려면 김해시와 경남도도 국비의 일정 비율에 달하는 대응투자예산 성격의 자치단체 예산인 이른바 매칭비를 지원해야 한다. 현재 김해시는 시비 매칭비와 운영비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비를 지원받는 문제는 간단치 않다. 우선 국비를 확보하기 위한 자치단체들의 경쟁이 전국적으로 치열하다. 특히 국비를 확보하는 과정의 고통은 고스란히 소속 기관 직원들의 몫이다.

지난 주에도 김해의생명센터는 국가공모사업 발굴을 위해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역보건의료산업 창업육성을 목표로 공모 진행한 '지역클러스터-병원 연계 창업인큐베이팅 사업'을 신청하고 발표 평가에 참석했다.

경남도비(미래산업과 양방 항노화)와 김해시비(김해시 미래산업과) 매칭은 물론 의생명센터의 재단비까지 출원해 경남도, 김해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보건의료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인당생명의학연구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료기기 중개임상센터와 협업하여 전국에서 1개만 선정하는 이 시범사업을 확보하겠다는 게 김해의생명센터의 계획이다.

아직 최종 선정결과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평가를 받으면서 한 가지 느낀 사실이 있는데 이번 시론을 통해 이것을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며 이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의료 산업하기 좋은 김해'가 전국 최고의 환경을 갖추지 않은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가 클러스터를 육성할 차별화된 전략을 객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비 사업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필자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이웃한 각 자치단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 도와야 함께 잘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현재 각 자치단체들은 개별적으로 이같은 국가 공모 시범사업을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웃끼리 벽을 쌓고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현재의 모양을 보면 국가적으로 의생명산업을 육성하려는 호기가 맞았지만 결국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먼저 앞선다.

공모사업 발표 평가를 마치고 내려와 이 평가에 함께 참여한 이웃 도시의 후배 및 동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였는데, 한 명이 갑자기 건배사를 하면서 "우리 동남권 아닙니꺼, 형님?"이라며 잔을 부딪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동남권'이라는 초광역 울타리에 모든 답이 있고, 동남권의 역량이라면 전국 제1의 의료산업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조금 떨어져 있고 서로를 자세히 잘 알지 못할 뿐이지 분명 '부산, 울산, 경남'에는 미래 의료산업을 육성하고 리딩할 수 있는 혁신 역량과 미래가치, 좋은 기업이 있다.

'서로 힘을 합쳐 도와야 함께 잘 된다'는 말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남권 의료산업 혁신기관들을 네트워킹하고 동남권이 함께 뭉쳐야 한다. 먼저 힘을 합쳐서 큰 열매를 만들고 분배는 그 열매가 만들어진 후에 고민하자. 열매가 크면 클수록 처음보다 더 큰 열매를 가져갈 수 있다.

전국 지자체의 국비 확보 경쟁이 아무리 치열하더라도 동남권이 서로 마음을 연다면 동남권 의료산업은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다. 동남권이 함께 힘을 모아 더 큰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함께 수확하자. 그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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