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고향 땅으로 돌아온 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 사진제공=통영신문

 
남북정상회담 만찬서 선생 소개
통영·북한 잇는 인물로 주목
광주 민주화항쟁 유족 참배



지난 2월 유해로 고향에 돌아온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동서화합과 남북화해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이상 선생은 39년 전 쫓겨나다시피 고국을 떠난 뒤 유해가 돼 지난 3월 통영국제음악당 뒤편 그토록 그리던 통영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묻혔다.

남북 화해와 하나의 조국을 말했던 선생은 역사적 4·27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조명을 받았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일을 위해 애썼던 선생을 기리는 의미로 "고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통영바다 문어로 만든 냉채"라며 만찬 메뉴를 소개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통영과 북한을 잇는 인물로 윤 선생을 주목하고 있다.

정상회담 당일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통영시장 예비후보는 "통영의 문어 냉채가 남북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에 오른다. 우리 통영은 얼마 전 돌아오신 고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고 반겼다.

무소속 진의장 통영시장 예비후보는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지난 1일 "문화예술 교류 목적으로 통영국제음악제에 북한 오케스트라를 초청하고 평양 윤이상음악제에 통영시 오케스트라가 방북해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영의 수산기술을 북한에 전수해야 한다"며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여 영원히' 등을 작곡해 광주와 인연을 맺은 선생에 대해 광주민주화운동 유족까지 묘소를 찾아와 넋을 기리면서 선생은 동서화합의 상징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1980년 5월, 독일에서 계엄군 만행을 TV로 접한 선생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를 통해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렸다.

선생의 이런 활동에 고마움을 느낀 광주·전남지역 민주화항쟁 유족들이 지난달 23일 선생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이날 유족들은 통영국제음악당을 찾아 "윤이상 선생 반대 집회를 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최근 광주시의회 김용집 의원은 "광주시가 앞으로 윤이상음악제를 개최하고 명예시민증을 수여하자"는 제안을 했고 "광주는 윤이상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통영·고성사암연합회가 유족과 협의해 처음으로 선생을 위한 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에는 고인의 유족인 이수자 여사와 딸 윤정 씨, 통영국제음악제 시민 서포터스인 황금파도 회원, 불자, 스님, 시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윤이상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확대·과장되고 불법 연행과 고문 등으로 결론난 동백림 사건 당사자라는 이유로 입국 금지됐다. 이후에는 살아생전 고향 땅을 밟지 못하다가 지난 2월 고향 통영으로 돌아왔다.

통영신문 제공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