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 사용법 

경제 논리에 매몰된 대학이 더 이상 지식의 상아탑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오늘날. 취업난까지 가중된 현실 속에서 대학이 과연 길이 될 수 있을까.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대를 맞아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나의 대학 사용법'이라는 이름 아래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정답이라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급변하는 시대에 대처할 방안과 전략이 되기 충분하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읽어볼 만하다.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이범 지음 / 창비 / 148쪽 / 1만 1000원

'연봉 18억 원'의 스타강사였지만 사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30대 중반이던 2003년 학원가에서 은퇴한 뒤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정책을 비판하는 교육평론가로 변신한 이범. 라디오 방송 진행뿐 아니라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가 이번에 내놓은 책은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다.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입시 문제를 예로 들며 우리 교육의 민낯을 들추는 것으로 책의 문을 연 저자는 식민지 교육으로 인해 '정답'에 길들고 상대평가를 통해 서열화하는 오늘날 교육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저자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탈스펙'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양극화'로 대변되는 노동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개인적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탈스펙 대처법을 제안하는 동시에 구조적 해결을 필요로 하는 양극화를 놓고선 연대를 강조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구체적인 해법이 시선을 모은다.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

하지현 지음 / 창비 / 204쪽 / 1만 1000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를 펴내며 불안한 미래에 직면한 청년들을 보듬는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맞아 대학이 더 이상 인생의 분기점이 되지 않는 현실이지만 저자는 '탐색과 소속감의 공간'이란 점에서 대학의 역할이 있음을 강조한다. 책 말미엔 '묻고 답하다'를 마련해 청년들의 질문에 직접 답한다. 새로 사람을 사귀는 게 너무 힘들다는 대학 새내기를 비롯해 스펙 쌓느라 바빠 정체성 찾는 게 사치라는 대학생, 연애에만 빠져있는 딸이 안타까운 부모의 질문뿐 아니라 스트레스 줄이는 법, 대학생과 술의 관계 등에 대한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부산일보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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