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전국 독서율에 관한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교과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이는 1994년 처음 독서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라고 한다.

사실 바쁜 일상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은 늘 피곤함에 푹 적셔져 있는 상태다. 이들에게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보라 말하기 쉽지 않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성인과 학생 모두 '일,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경남지역의 연간 독서량은 8.3권으로 전국 평균치와 동일했다. 하지만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9.7%로 전국 22.2%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치를 기록했다. 도서관이 갖춰져 있어도 이용률은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김해지역 곳곳에도 작은도서관과 북카페 등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시간이 없어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도시에서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시민들이 1년에 책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김해시는 2007년 '책 읽는 도시'를 선포한 후 10여 년간 다양한 독서문화사업을 추진해왔다. 매년 도서선정단을 구성해 '김해의 책' 대표도서와 어린이도서를 선정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매년 동일하게 반복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은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의견도 종종 들린다.

군포시의 책 사업은 시행 초기 땐 강제성을 띠었다. '군포의 책'은 독서릴레이를 통해 학생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읽을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이 덕분에 지금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군포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군포시는 매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독서실태조사를 실시해 연간 독서율과 공공도서관이용률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는 향후 독서 정책 방향성을 다시 잡고 시민 독서율을 높이기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 김해시도 매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현 상황을 되짚어보고 독서정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야할 때다.

정부는 25년 만에 올해를 '책의 해'로 지정했다. 문체부는 국민들의 독서율을 끌어올리고자 출판계와 공동으로 여러 독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뉴스'는 책 읽기 문화를 선도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신문의 얼굴인 1면에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싣고 있다. 또 지난 4월부터 국내외 책도시·책마을 탐방을 통해 김해가 선진 책도시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 기사도 연재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간도서의 서평으로 가득한 책 지면을 마련해 유익한 도서정보를 담아내고 있어 독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차원에서 독자들의 독서 기회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해의 경우 공공도서관이 중심지에만 몰려 장유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가득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해시는 오는 6월 1일 율하동에 8번째 공공도서관인 '김해율하도서관'을 개관해 시민들의 독서 갈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특히 8월 31일~9월 2일 김해문화의 전당, 가야의 거리 일원에서 개최되는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김해시민이 주목해야 할 국내 최대 독서 문화축제다. 지역 도서관 관계자들은 김해가 독서대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향후 김해시민들의 독서율과 독서정책에 대한 관심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정기적인 책 축제와 더불어 알찬 독서프로그램이 더해져 김해가 명실상부한 '책 읽는 도시'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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