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훈 마르떼 대표

중세시대(Middle Ages)는 유럽 역사에서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이 있었던 5세기부터 르네상스와 더불어 근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15세기까지의 시기를 일컫는다.

중세시대에 로마의 교황을 중심으로 가톨릭 문화는 크게 번영했다. 특히 가톨릭 음악의 발전으로 음악어법이나 기보법에 있어서도 음악의 근간을 이룬 많은 발전을 해온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세시대는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다크에이지(Dark Age), 암흑시대이다.

가톨릭문화가 발전한 반면 문화적으로 들여다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가톨릭문화의 어법에 맞지 않는 것들은 무시당하고 짓밟혀 절대 발전할 수 없었다. 많은 음악가들도 오직 가톨릭음악을 근간으로 삼아 음악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세속음악에서도 그 영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종교적인 명분을 앞세운 영토확장 전쟁인 십자군 원정은 수많은 문화양식들을 말살시켜버렸다. 그리하여 이 시대는 암흑시대라고도 불리우게 된다.

최근 영화계를 살펴보면 10년 전부터 영화의 주류가 양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히어로영화와 비히어로영화이다.

요즘 극장가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당연 히어로물들의 점유율이 매우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마블스튜디오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였고 영화계의 판을 다시 쓰고 있다. 10년 동안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엑스맨, 울버린, 데드풀 등 약 20여 개의 히어로물들이 제작됐다.

히어로들이 출연하는 영화들은 상영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나 영화의 기술이 히어로물들의 성장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것도 부정 할 수 없다.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가장 비싼 출연료를 받는 배우들도 이 마블스튜디오와 계약한 배우들이다.

이러한 흥행에 반하여 일각에서는 '마블이 배우들을 죽이고 있다'거나 '마블이 영화를 개봉할 때는 피해야 한다'라는 말을 한다.

얼마 전 아이언맨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은 <셜록 홈즈>가 개봉하였을 때 많은 팬들은 영화에서 셜록 홈즈를 보지 못하고 아이언맨을 보았다는 평들을 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마블이 만들어낸 영화속 세계관인 'MCU(마블 시네마 유니버스)' 이미지가 지구촌 사람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이유 때문인지 우리는 배우로서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보다 아이언맨이라는 이미지로 그 배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마블이 만들어낸 수많은 히어로물들의 영향력은 영화산업계뿐만 아니라 경제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구류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까지 이제는 마블이 만들어낸 영웅이 없으면 팔리지 않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 시대가 5세기 중세시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성을 따지는 척도는 흥행이 아니다. 물론 히어로 영화라고해서 작품성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영화계의 방향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양상으로 간다면 우리 아이들은 영웅들만 보면서 자랄 것이고, 언젠가 극장가에는 영웅들의 포스터만 걸려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늦기전에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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