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포시는 도시브랜드를 ‘책나라 군포’로 설정하고 다양한 독서시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군포 독서대전 행사 장면. 사진제공=군포시청

 

공공도서관 6개소 등 인프라 마련
접근성 떨어지는 곳엔 문고 갖춰

독서문화진흥조례 재정 정책 추진
장기계획 세워 ‘세계 책의 명소로’

2011년부터 매년 독서축제 개최
책마을, 그림책 박물관 조성 계획




인구 28만 명의 소도시인 경기 군포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개최한 첫 번째 도시이자 정부가 지정한 제1호 '대한민국 책의 도시'다. 군포시는 도시브랜드를 '책나라 군포'로 설정하고 다양한 독서시책을 실시하고 있다. 내세울 것 없던 작은 도시가 '책 도시'로 성장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책으로 도시정체성 확립
군포가 도시 성장 콘텐츠로 책을 선택한 이유는 김윤주 전 군포시장의 남다른 책 사랑에서 비롯됐다. 김 시장의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컸던 김 시장의 내면을 채운 것은 책이었다. 또 뚜렷한 전통문화와 대표 특산물이 없던 군포가 책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다면 지식 도시로서 거듭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도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지역 곳곳에 도서관을 짓는 등 독서 인프라를 구축했다. 2010년부터는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과 단위의 '책 읽는 군포팀'을 꾸려 다양한 독서문화시책을 추진했다. 2011년에는 출판계, 교수, 문학가, 학교장, 도서관장 등 20여 명이 모여 '책 읽는 군포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 군포시청 1층에 위치한 북카페 ‘밥상머리’ 모습.

 
군포시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도시 면적이 좁은 점은 단점이 아닌 강점이 됐다. 규모가 작은 소도시의 특성을 살려 눈길과 손길 닿는 곳엔 언제나 도서관이 있고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 군포에는 공공도서관 6개소, 작은도서관 39개소가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는 미니문고 36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작은도서관보다 작은 규모의 독서공간으로서 공공기관과 공원, 정류장에 있는 책 읽는 장소다. 이외에도 책 읽는 카페 11개소, 리틀라이브러리 10개소, 양심도서관 11개소 등 관리형 독서환경시설이 위치해 있어 도서관의 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도시 전체가 도서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군포는 책으로 가득하다.
 
군포시청 1층 전체를 리모델링해 북 카페 '밥상머리'로 꾸민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1만 2000여 권의 장서가 갖춰져 있고 공공도서관과 대출시스템을 통합해 대출과 반납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독서자원활동가들이 책 읽기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군포를 물들인 독서 프로그램
군포시는 2013년 '군포시 독서 문화 진흥 조례'를 만들어 정책 추진의지를 확고히 다졌다. 시는 '군포시 독서 문화 진흥 조례'에 따라 독서 문화 진흥 종합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2014~2018년 군포를 '독자의 도시'로 만들었다면 2019~2023년은 '문학의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2024~2028년은 '책의 도시'로, 2029~2033년은 '세계 책의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이렇게 조성된 인프라 속에 독서생활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군포는 김해와 마찬가지로 2011년부터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군포의 책' 표기가 새겨진 도서 배포, 작가와의 만남, 독서 토론회, 북 콘서트, 서평대회, 골든벨 등도 운영해 적극적인 책 읽기를 유도하고 있다.
 

▲ 군포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독서체험 부스. 사진제공=군포시청

 
이외에도 시는 '책 읽는 군포' 사업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계간지 '책이 열리는 나무'를 발행한다.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 중고도서 나눔전, 독서회 활성화, 독서 토론대회 사업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생활 속 독서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책의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는다. 매년 역량 있는 신예 작가와 작품을 발굴ㆍ수여하는 군포문학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매년 시민들의 독서생활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용역을 맡겨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첫번째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책읽는 정책과 최재훈 과장은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제1회 독서대전을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잘 갖춰진 인프라와 내실 있는 독서사업이 큰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군포는 2011년 '군포 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꾸준히 독서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올해는 9월 7~9일 군포 중심지인 중앙공원과 산본 로데오거리에서 군포 독서대전이 펼쳐진다. 낭독콘서트와 책 읽는 대한민국 심포지엄, 인문학 초청강연, 출판사 북마켓 100개소, 독서체험부스 50개가 꾸려질 예정이다.
 

■독서문화 내실 다지기에 주력
군포시가 발표한 '2017년 시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지난 2016년 51.6%에 비해 8.3%p 상승했다. 군포시민의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전국 성인 평균인 22.2%(문화체육관광부,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군포시가 추진하는 '책나라 군포'에 대한 인지도는 78.8%를 나타냈다. 독서량은 2014년 3.8권(시정요구여론조사 결과), 2015년 7.1권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책나라 군포' 사업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밥이 되는 인문학, 아침밥 인문학 등 인문학 강좌 개최(30.3%)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앞으로 힘을 쏟아야 할 사업 분야에는 작은도서관 확충 및 내실화(35.0%)를 꼽았다.
 

▲ 군포시 중앙도서관 1층에는 지역작가의 도서들로 꾸며진 ‘지역작가의 문학공감’ 공간이 조성돼 있다.

 
군포시는 독서인구 증대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독서 친화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시는 현재 2015년에 문을 닫은 국제교육문화센터에 '군포 테마가 있는 책마을'을 건립해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건물은 '책나라 군포'를 대표할 지역사회 문화공동체의 거점으로 조성된다. 책 테마관에는 기획전시관과 상설전시실, 수장고, 체험관 등이 조성된다. 문화예술창작촌과 게스트하우스도 위치해 있는데 지역작가 창작공간으로 운영된다. 이곳은 지역 내 각종 사업과 연계한 복합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또 낡은 배수지를 활용해 사업비 140억 원을 들여 그림책 박물관 공원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해 상금 100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하고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책읽는 정책과 최재훈 과장은 "2014~2018년 1차 독서사업 종료를 앞두고 첫 평가를 시행하고자 용역을 발주했다. 오는 11월에 발표된다. 30년 계획을 수정하고 독서시책을 발전시키기 위한 평가지표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은 "독서축제와 인문학 프로그램 등을 시가 앞장서서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문인협회와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경기 군포=배미진 기자 bmj@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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