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 3주년을 맞은 화정글샘도서관. 해반천과 화정공원이 가까이 있는 자연친화적 도서관이다. 김병찬 기자 kbc@

"책을 대출받아 집으로 가던 길인데, 가을 햇살이 너무 좋아서 그냥 여기 앉아서 몇 페이지 읽다가 가려구요."

화정공원·해반천 끼고 자리잡아 지역민들 접근성 뛰어나

정지선(25·삼계동) 씨는 화정글샘도서관 앞 화정공원 벤치에서 책을 펼쳐보고 있다. 옆에는 해반천이 흐르고, 앞에는 화정공원이 자리한 화정글샘도서관(이하 화정글샘)은 '숲속 도서관'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김해지역의 도서관들이 평지에 위치해 있어 이용자의 접근성이 어느 도시보다 편리하지만, 화정글샘은 화정공원 부지 내에 있어 특히 자연친화적이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대출받으러 오는 이용자들도 많다. 경전철 화정역도 250여m 지점에 있다. 산책하러 왔다가, 운동하러 왔다가도 도서관을 만날 수 있으니 화정글샘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지척에 보물섬을 두고 있는 셈이다.
 
구산동 대성동 삼계동 등 세 개 법정동을 아우르는 행정동 북부동은 인구가 8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 주민을 위해 칠암도서관 분관 형태로 개관한 화정글샘은 지난 10월 6일 개관 3주년을 맞이했다. 상동, 내외동, 생림면의 지역 주민도 화정글샘을 이용한다.
 
학생·학부모 프로그램 다양, 고시·취업 준비 학습실도 인기, 북스타트는 9기째 운영 큰 호응

▲ 그림책 '도서관이 키운 아이'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어린이실.
도서관으로 들어서면 학생들이 많이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많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 학생들과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을 위한 '자녀교육특강'도 큰 관심을 모으는 강좌이다.
 
허치권 열람계장은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정보센터이다. 주위에 박물관 김해문화의전당 등 기존의 문화기반시설이 잘 정착되어 있어, 중복되지 않도록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화정글샘의 역할을 설명한다.
 
개관 목적이 칠암도서관 분관이었으니 화정글샘은 김해의 다른 시립도서관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서는 이용도가 높다. 젊은 연령층이 많은 지역 특성상, 고시·취업준비를 위해 학습실을 찾는 이들도 많다. 20~30대 이용자들은 8시에 문을 여는 학습실(80석) 좌석 확보를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 학생들과 성인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이 많아 강의실 역시 늘 '현재 강의 중'이다.
 
개관할 때부터 시작한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현재 9기째를 맞았다. 태어나면서 화정글샘 '북스타트'에서 그림책 선물을 받았던 아기들이 이제는 엄마 손을 잡고 그림책을 보러오고 있다.
 
개관 3주년을 맞은 화정글샘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명도 예쁘다. '우리 도서관 생일이에요'. 행사 내용은 '책사랑 이벤트', '인형극' '마술쇼' 등이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책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여, 가족 간 화목을 도모하고 도서관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 지역문화 공간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10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책사랑 이벤트 '나도 독서회원증이 있다'는 10월에 화정글샘 신규 독서회원으로 가입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신규회원 중 10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책을 많이 알고 있는 이용자들은 '책제목에서 사라진 글자를 찾아주세요'에 참가해 보면 좋겠다. 1·3층 자료실에 게시된 책표지를 보고 책제목에서 사라진 글자를 응모권에 기재하면 된다.
 
오는 10월 27일 오후 5시 어울림터에서는 인형극단 '별'을 초청하여 '마술쇼'와 인형극 '아빠가 된 늑대'를 공연한다. 유아 초등저학원 가족 80팀을 초청하니 관람신청을 서둘러야겠다.
 
방과후 학습·문화강좌 등 주민 요구 충족 프로그램 검토

도서관이 도서를 대출 반납하는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이용자 서비스를 시작한 지는 오래다. 지역 특성상 인근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문화기관의 강좌들에 뒤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연구해야 하는 것이 화정글샘 사서들의 행복한 고민이다.
 
송영주 사서는 "3년 전 처음 도서관이 문을 열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지역문화센터로 많이 정착됐다.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개발에서 홍보판 제작까지 일일이 손길이 닿아야 하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기관이기에 힘든 만큼 보람이 크다"고 말한다.
 
세 살 박이 화정글샘은 지역 주민을 위한 독서와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 발 한 발 착실하게 걸어가는 중이다. 이 지면을 빌어 화정글샘도서관의 개관 3주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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