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진영읍의 가정집 식기, 싱크대, 화장실 등에서 발견된 수돗물 자국. 사진출처=김해진영슈퍼맘스클럽

 

싱크대·그릇에 하얀 얼룩
어린이 가정 등 불안감 호소
시 “건강에 무해, 안심해도 된다”



4년 전 김해 진영신도시로 이사 온 주부 이 모(39) 씨는 생활을 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싱크대에 하얀 얼룩이 남았던 것이다. 이런 얼룩은 싱크대뿐 아니라 스테인리스 냄비나 그릇에도 발견됐다. 이 얼룩은 물로 닦아내거나 세제를 써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은 이 씨뿐만 아니었다. 진영신도시의 주부들은 너도나도 싱크대나 세면대 등에 남은 하얀 얼룩과 가루에 내심 걱정했다. 주부들은 그 원인을 수돗물에서 찾았고 이들 사이에선 '진영 물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공식처럼 통했다. 주부들은 '수돗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그렇다'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영유아가 있는 집의 경우 '석회 물'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심했다. 김 모(29) 씨 역시 자녀를 출산한 후 구매한 분유 포트(적정 온도로 물을 데우는 전기 티 포트) 안에 하얀 가루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김 씨가 분유포트 회사에 이를 문의하자 회사 측은 "수돗물 속에 있는 석회 성분 때문에 생긴 얼룩이다. 불량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후 김 씨는 분유에 정수기 물을 사용했지만 정수기 회사 관리자 역시 "수돗물의 석회 성분은 걸러지지 않는다. 불안하다면 생수를 사 먹어야 한다"고 추천했다고 한다. 김 씨는 "분유를 먹는 아기는 수돗물을 많이 먹으니 소량의 석회 성분이라고 해도 건강에 해가 될까 봐 무섭다. 이제는 정수기 물을 다시 끓여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진영 주부, 엄마들 사이에서 '괴담'처럼 회자되고 있는 수돗물 문제는 추측대로 석회 성분일 가능성이 높다.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이 많은 수돗물 즉 석회 성분이 많은 수돗물에서 수분이 증발하면 미네랄 성분이 남아 하얗게 얼룩이 지는 것이다.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을 나타내는 물의 경도가 높으면 물맛이 텁텁해지고 경도가 낮으면 부드러워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경도가 높을 경우 물에 세제나 비누 등이 잘 풀리지 않고 심할 경우 배관에 석회 성분이 누적돼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경도는 건강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김해시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매달 실시한  명동정수장의 수질검사에 따르면 수돗물의 평균 경도는 125.4㎎/ℓ로 먹는물 기준치인 300㎎/ℓ보다 크게 낮았다
 
그러나 주부들 사이에는 정수장에서 수질검사를 할 게 아니라 실제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의 수질을 검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수장에서는 당연히 깨끗한 물이 나오지만 상수도를 통해 가정까지 오면서 유해물질 등이 첨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는 지역별로 수도꼭지에서 채수한 수돗물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지만 여기에 심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도는 포함돼 있지 않다.
 
김해시 명동정수장 관계자는 "미네랄 성분으로 생기는 하얀 얼룩에 관한 문의는 진영뿐 아니라 김해 전체, 전국적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부분이다.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부의 '물사랑 홈페이지(ilovewater.kr)에서 신청하면 가정에서 무료수질검사를 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탁도, 수소이온농도(pH), 잔류염소, 철, 구리 등 5개 항목에 대해 검사를 한 뒤 불합격 수준일 경우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경도는 기본 검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주민 불안으로 신청할 경우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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