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이라면 사무직은 2년에 한번, 비사무직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도록 되어있다.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회사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대형병원, 한국건강관리협회 등의 건강검진센터는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를 넘겨 받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예약에 여유가 있는 6~7월에 미리 건강검진을 받아 소중한 내 건강을 점검해 보자. 
 

 
 

‘정상’은 절대 수치 아니다
50대 이후는 검사항목 추가
미루지 말고 여유있게 받자
결과지 정확히 보는 게 중요
‘비만 혈당 혈압 지방’ 주목


 

■무엇을 검사하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 건강검진은 2년 주기로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여부를 점검한다. 검진항목은 크게 계측검사(혈압 및 비만 등),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검사 등이다. 소변검사로 콩팥 질환을, 혈액검사로 빈혈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간질환을, 영상검사로 폐결핵 및 흉부질환을 검사한다.
 
만 40세와 만 66세가 되는 해에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이라고 해서 B형 간염, 골밀도 검사, 정신건강 및 치매 검사를 따로 받게 된다.
 
검진비용은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며, 수검자 부담은 없다. 암 검진의 경우 수검자가 10%를 부담하지만 자궁경부암과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대상자, 국가 암 건진사업 대상자는 이것도 공단 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부담한다.
 
필요할 경우 본인 부담으로 검사항목을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회사의 추가 부담으로 위·대장내시경과 초음파 검사, CT·MRI 검사 등을 받는 경우도 있다.
 
건강검진이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연령층은 중·장년기(40~64세)다. 50~60대의 경우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가족력이 있다면 뇌검사와 심장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50대 여성은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동맥경화증과 협심증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부인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60대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가급적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혼란스러운 것은 건강검진 후 결과 보고서를 받아들고 나서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려운 의학용어와 복잡한 수치 때문에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대부분은 결과지에 '정상' 판정이 나와 있으면 안도하고 넘기기 일쑤다. 한 두가지 '유소견'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괜찮았는데..."라며 바쁜 일상을 핑계로 이차 검진을 받지않는 경우도 많다. 평소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똑똑한 건강검진 결과 해석법을 알아보자.


■대사증후군 특히 유의해야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검사 항목별로 정상 범위를 안내하는 참고치를 토대로 종합 판정을 내리게 된다. 여기서 질환 의심자나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되면 2차 검진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건강검진 대상자는 '정상' 판정을 받는다. '정상'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사람(큰 질환이 없고, 술·담배를 거의 하지 않는 정상인)의 측정치로부터 가장 높은 쪽과 가장 낮은 쪽의 2.5%를 제외한 95%를 말한다. 절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정상 범위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거나, 질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예외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검진 후라도 사소한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심장·뇌혈관 질환 등 대사증후군 관련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이상, 여자 85㎝ 이상), 높은 혈압(130/85㎜Hg 이상), 높은 혈당(100㎎/dL 이상), 높은 중성지방(150㎎/dL 이상), 낮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남자 40㎎/dL 미만, 여자 50㎎/dL 미만) 중 3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관계자는 "본인이 검진결과 수치가 여기에 해당된다면 비록 다른 검사결과가 정상 범위라고 해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생활습관 관리와 꾸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진표 어떻게 보나
건강검진 결과보고서를 받아보면 검사 항목별로 '정상A', '정상B(경계)', '일반질환 의심',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확진검사 대상)' 등이 적혀 있다. '정상B'는 아직 정상수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기관리와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질환 의심' 및 '질환 의심'은 건강검진 결과 분석을 통해 질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발견돼 진단과 치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통해 동맥경화와 이상지질혈증을 알 수 있다. 정상일 경우 총콜레스테롤 200㎎/dL이 기준이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좋다.
 
간질환은 AST(아스파라긴산 분해효소), ALT(알라닌 분해효소), r-GTP(감마지티피) 등의 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AST와 ALT는 간세포 속에 들어있는 효소로 간염이나 담도계 질환 등으로 간세포에 손상이 있으면 이런 효소들이 혈액으로 많이 나와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감마지티피는 간세포 내 쓸개관에 존재하는 효소이기 때문에 쓸개즙 배설에 장애가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면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특정 검사항목에 이상이 있으면 간 질환을 갖고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과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콩팥(신장) 질환에 대한 검사는 소변 검사로 알아보는 요단백과 혈액 검사로 알아보는 혈청크레아티닌, 신사구체여과율(e-GFR), 요산 등으로 나뉜다. 혈청크레아티닌은 근육이 분해될 때 생기는 노폐물로, 해당 수치가 1.2 이상일 때 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신사구체여과율은 신장 기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로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적을수록, 혈청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낮아진다. 60 이하라면 신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산은 최근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통풍을 일으키는 물질로, 기준인 7.7을 넘을 경우 꾸준한 운동과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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