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이 지난 4일부터 재단의 일방적인 총장 선출안에 반발하며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오른쪽은 학내 게시판에 붙은 관련 대자보.

 

재단, 사전공모로 신임 총장 선출
교수평의회, 총추위 구성안 불만
차인준·이성기·이중우·전병철 후보



오는 8월 인제대학교 차인준 총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신임 총장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단 측과 교수평의회가 총장 선출 방법 등을 놓고 씨름을 벌이고 있다.
 
인제대학교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는 민주적인 공모제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하되 총장 선출이 재단의 고유 권한인 만큼 이사회의 계획안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수평의회는 총장 선출 절차가 더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단의 선출 방식을 반대하는 교수평의회의 집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재단 측과 교수평의회 사이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평의회는 오는 8월 총장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총장선출 방식을 도출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선출을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교수평의회는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위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민주적인 선출 기준과 절차 등에 관한 제반 사항을 규정한 선출안을 마련했다. 교수평의회는 지난 3월 선출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교수 82.85%가 투표에 참여했고 92.51%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단 측에서 교수평의회가 제시한 선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별도의 총추위 구성안을 확정해 공표하자 교수평의회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평의회는 총장 최종 후보자를 순위표 없이 3명 추천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교수평의회는 "총추위의 순위, 득표수, 득표율을 표기하지 않는 것은 결국 법인, 이사장, 이사진이 원하는 후보를 총장으로 선출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재단은 4년 전에는 1인 1표제, 순위 표기를 통해 총장 선출을 진행한 바 있다.
 
총추위 구성안을 놓고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교수평의회의 총추위 구성안에 따르면 교수 대표 38명(61.3%), 병원 직원 대표 17명(27.4%), 학교직원 및 학생  대표 7명(11.3%) 등 62명으로 이뤄졌다. 반면 재단의 구성안은 법인 대표 2명(6.9%), 의과대학 교수 대표 7명(24.1%), 김해캠퍼스 교수 대표 11명(37.9%), 학교 및 병원 직원 대표 5명(17.2%), 학생 대표 2명(6.9%), 동창회 대표 1명(3.4%), 기성회 대표 1명(3.4%) 등 29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교수평의회는 "이사장이 지명하는 법인 대표 2인, 기성회 대표 1인, 부속 병원 직원 1인 등 총장 직무와 관계가 없는 구성원을 위원으로 선정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특히 김해캠퍼스 교수 위원 수가 전체의 37.9%에 불과한 것은 김해캠퍼스 교원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평의회는 "구성원들과 합의에 의한 총장 선출은 시대적인 요구다. 총장 직선제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재단의 총장 선출방식은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처사로 시대정신에 퇴행하는 것"이라며 폐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총추위 측은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해 사전 공모 절차를 거치는 등 다른 사립대에 비해 개방적이고 교수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교수평의회는 학교 내 공식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의견을 접수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총장 공모에는 차인준 총장을 비롯해 이성기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중우 경영학부 교수, 전병철 나노융합공학부 교수(가나다 순) 등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제대는 4년 전에도 총장 선출을 놓고 깊은 갈등을 겪었다. 당시 재단과 교수평의회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재단에서 총장 후보자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는 내용 등 일부 의견이 받아들여 인제대는 학생, 교수 등이 참석하는 총장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재단은 총추위의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차인준 총장을 임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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