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지혜의 바다이자 치유의 숲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고난과 역경에 부닥칠 땐 책에서 위안을 얻거나 해결 방안을 찾는다. 김해시민의 일상 속에 파고든 도서관은 지식을 얻어가는 공간이자 삶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안락한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 책의 도시' 김해에는 총 8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김해시는 오는 8월 31일~9월 2일 김해 일원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앞두고 도서관 서비스를 강화하고 독서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독서 진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해뉴스'는 지역 공공도서관을 차례로 탐방하며 독서 공간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보고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소개하고자 한다.

 

▲ 김해 율하동 김해서부문화센터 건물 안에 위치한 율하도서관. 3층과 4층을 연결하는 내부 공간에는 수직정원이 위치해 있으며 아래로 넓은 독서공간이 조성돼 있다.

 

자작나무로 만든 제작 가구 배치
어른·가족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

아동 독서흥미 자극할 인테리어
수유실, 패밀리룸, 테라스서 휴식도

10년 안에 장서 10만 권 마련 계획
올 하반기 독서 프로그램 운영 박차



■도서관의 변신은 무죄

지난 1일 김해 율하동 김해서부문화센터 안에 시립도서관인 율하도서관(관장 차미옥)이 개관했다. 이 공간은 장유도서관의 분관으로 김해 지역 공공도서관 중 최대 규모(3126㎡)를 자랑한다. 보유장서는 2만 5500권이다.
 
율하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강의실과 다목적강당, 세미나실, 전시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이라는 것이다. 또 도서관을 이루고 있는 서가와 테이블, 의자는 핀란드산 자작나무로 만든 제작 가구다. 기성가구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안정성, 내구성, 실용성까지 모두 갖춰 도서관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다. 자작나무의 은은한 향기는 덤이다.
 
율하도서관을 성공적으로 개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차미옥 관장과 김은숙 팀장, 이종열 사서, 길경덕 사서는 공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소수 정예팀으로 구성된 이들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개관 준비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이종열 사서는 공간의 디자인과 방향성을 잡았고 길경덕 사서는 도서관 내부 프로그램을 운영·관리한다. 김은숙 팀장은 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 율하도서관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길경덕(왼쪽부터) 사서, 이종열 사서, 김은숙 팀장.

 
이종열 사서는 "김해서부문화센터가 들어서기 전 주민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 도서관을 지어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다"며 "인근에 위치한 장유도서관, 김해기적의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성격의 도서관이 필요했다. 1.5km 떨어진 곳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으니 어른,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할 것 많고 볼 것 많은 도서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서는 "율하동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31살이다. 보통 어린 자녀가 있거나 신혼부부들이 많다. 이 연령층이 도서관 이용경험이 제일 많고 이용률도 높다. 독서와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칸막이로 둘러싸인 열람실을 만들지 않았다. 자녀를 데리고 와서 놀 수 있도록 활짝 열린 쾌적한 공간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이용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용객이 많아 발길을 되돌리는 사람도 있었다. 집에서 휴식하는 것처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재방문율도 높다. 이용객들이 만족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독서·학습·휴식까지 '원스톱'
율하도서관은 김해서부문화센터 안 스포츠센터 건물에있다. 2층 어린이자료실을 시작으로 3층 일반자료실 1, 4층 일반자료실 2가 위치해 있다.
 
2층 어린이자료실은 신발을 벗고 이용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눕고, 앉고,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공간 내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주성희 그림책 작가가 그린 벽화가 한쪽 벽면을 꽉 채우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인테리어다.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독서흥미를 자극할 가구들이 눈높이에 맞게 배치돼 있다. 동굴처럼 제작된 독서공간, 알파벳 형태의 의자들은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다가온다. 처음 방문한 어린이라면 독서는 제쳐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공간탐색에 몰두한다. 공간에 익숙해 진후에야 책을 뽑아 읽기 시작한다. 
 
율하도서관에 두 번째 방문한 장혜진(11) 양은 "도서관이 재미있는 놀이터 같다"며 방긋 웃었다.
 
도서관 곳곳에는 1인용 소파를 배치해 안락함을 높였다. 이외에도 정수기, 세면대, 소파 등이 마련돼 있는 수유실과 어린이전용화장실도 눈에 띈다.
 

▲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푹존(왼쪽 사진). 율하도서관에는 누워서 독서하기 좋은 1인용 소파가 배치돼 있다.

 
3층 일반자료실 1에는 8㎡에 달하는 대형열람테이블이 돋보인다. 또 최신영화와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푹존(Pooq zone), 14종의 신문을 볼 수 있는 전자신문코너, 55종의 최신 잡지를 볼 수 있는 연속간행물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4층 일반자료실 2에는 온 가족이 함께 그림책과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룸 2개와 집단토론을 위한 스터디룸이 있다. 특히 3·4층을 연결하는 계단공간은 대규모 수직정원을 조성해 마치 공원에서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자료실을 나오면 대규모 강좌와 세미나를 열 수 있는 강의실이 있고 휴식을 위한 야외테라스와 음식반입이 가능한 휴게실, 상설 전시실 등이 있다.

 
■특색 프로그램 마련
율하도서관의 인기 프로그램은 직접 동화 속 주인공이 돼보는 '체험형 동화구연'이다. 모니터로 동화 배경을 제공하면 아이들이 화면 속에 등장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율하도서관은 향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제공하는 18종의 콘텐츠 중 독서에 대한 흥미와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별해 확대·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주중에는 어린이집, 주말에는 도서관을 방문하는 개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체험형 동화구연'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사서는 "인력이 부족해 하반기부터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관 서가가 비어있는 이유는 신간 도서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10년 안에 장서 10만 권을 목표로 한다. 올해 58개 프로그램 개설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 가족 방문객이 게임, 독서를 할 수 있는 패밀리룸.

 
개관한 지 한 달도 안 된 율하도서관은 이용객들의 민원을 바탕으로 공간의 미비한 점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도서관 간 상호대차서비스인 '책두레'는 오는 9월 3일부터 이용가능하다.
 
차미옥 관장은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지 지적해주길 바란다. 지역주민의 많은 관심과 이용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도서관 직원들은 "율하도서관이 맘껏 놀 수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시끄러워도 좋다"며 미소 지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김해 율하동 율하도서관
주소  : 김해시 율하2로 210.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문의 055-330-7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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