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60t·흙15t·통나무 120여 개 사용
집 지으면서 느낀 감정·지혜 엮어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섬사람 이순호 시인. 뭍에서 글 짓는 공부를 하고 199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그는 '더 이상 뭍 생활을 하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 2011년 제주도로 돌아왔다.

2012년부터 2년간 혼자 집짓기에 나선 이 시인은 할아버지 무덤 자리에서 얻은 돌 60t과 흙 15t, 귤 과수원 방풍림으로 있던 삼나무에서 얻은 통나무 120여 개를 바탕으로 묵묵히 돌집을 지어나갔다.

집 짓기와 관련된 실질적인 노하우뿐 아니라 집을 지으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지혜를 글로 엮어 <집, 사람의 무늬>를 펴냈다.

"정직한 나무를 정직하게 다스려 집의 기둥을 만드는 일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경건한 일이었다"고 밝힌 그는 "세상의 모든 집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육각형의 집은 만들어졌으되 완성은 '애초에 없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오늘날 삶에서 차지하는 집의 존재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책 중간중간 실린 시와 아들 승민 군과의 대화는 마음을 평안하게 만든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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