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참여당 공윤권 경남도의회 의원이 자신의 임기 중 만들 예정인 조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해시 진영읍 우리은행 빌딩 5층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하얀색 칠판이 눈에 들어온다. '신도시 매연 대책', '성피해 학생 지원 조례', '장기 무사고 운전자 지원 조례', '중도 탈락 학생 지원 조례' 등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거룩한 맹세처럼 기록돼 있다.
 
경상남도의회 공윤권(41) 의원. 그는 경남도의회에서 유일한 국민참여당 소속이다. 칠판에 기록된 일들 외에도 요즘 그는 넓은 지역구를 돌아보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하루 평균 자동차로 100㎞ 이상 달린다고 한다.

시민상주 맡다 국참당 참여 그 분 죽음은 정의의 종말

그는 '노무현의, 노무현에 의한, 노무현을 위한' 정치인으로 불린다. 평범한 증권회사 직원이었던 그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 그는 봉하마을로 달려 갔고, 시민상주를 맡았다. 바쁜 직장 생활 중에서도 그는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면서 49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봉하마을을 지켰다.
 
공 의원은 "노무현의 죽음을 용납할 수 없었다. 사회 정의가 죽었다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난 후 노무현 정신 계승을 기치로 내건 국민참여당이 창당되면서 그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꼭 1년 후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국민참여당 소속으로 진영·진례·한림·주촌 지역구에서 도의원으로 당선됐다. 지역 연고도, 정치 기반도 없는 곳에서 고전한 선거였다. 상대 후보와 겨우 200표 차이였다.
 
공 의원은 "지방선거 당시 김해시장 후보는 정해져 있었지만 도의원으로 나서려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건 정당의 후보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정치 연고 없이 단신 출마 당선 후 지역 위해 동분서주
'노무현 특구' 만드는 게 꿈


당선 후 의정 활동은 초반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의회 시스템은 생소했다. 국민참여당은 신생 정당이어서 조직적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공 의원은 "개원 초기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장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등 독단적으로 원구성을 시도했다. 이에 대한 항의로 일주일 동안 단식하고 한 달 동안 점거 농성을 하는 등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 의원은 경남도의회에서 가장 부지런한 의원 중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도의원이 된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벌써 7차례의 5분 발언을 통해 도정을 견제했다. 최근에는 김해시에 엄청난 재정부담을 안긴 부산~김해경전철의 시민대책위도 만들어 활동 중이다.
 
공 의원은 "유일한 국민참여당 소속 의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으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그에게 지난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낙선한 것이었다.
 
"김태호 후보가 선거 운동을 너무 잘했고, 야권은 분열했다"고 말한 공 의원은 "허탈하고 멍멍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야권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탤 각오다. 국민참여당 소속으로 출마하기보다는 야권 단일후보를 돕겠다는 생각이다. 단 "김태호 후보에 필적할 만한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최근 공 의원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지역구 현안은 교육문제다. 공 의원은 "김해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제 지역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좋아져야 한다"면서 "외곽에 위치한 진영고를 읍내로 옮겨 발전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의 정치인'으로 불리는 그가 구상하고 있는 또 한가지 사업이 있다. 공 의원은 "봉하마을과 진례 도자기 마을, 전국 최고의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을 연결해 문화·자연·철학이 조화된 '노무현 특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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