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아 불암문화축제 기획자

올해 처음 열린 '장어와 함께 하는 불암문화축제'가 지난달 30일~지난 1일 양일간 김해시 불암동 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진행됐다. 주민들의 손으로 진행된 축제는 비가 오는 날씨 속 그야말로 지역민들의 축제의 장이 됐다. 
 
먼저 카누타기, 장어잡기, 화관만들기, 공예 만들기 등 체험 활동과 장어축제답게 장어음식 시식회와 음식판매 행사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인 선암장 일원에서는 노천까페,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푸드트럭이 열려 전통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장어타운이 들어선 서낙동강변 불암 둘레길에는 김해시 어린이집연합회 그림들과 마을 옛사진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켠에서는 지역특산물인 토마토, 블랙베리, 아로니아, 장어중탕, 화훼가 방문객을 맞았다. 
 
여느 축제처럼 무대공연은 마을 동아리 공연, 지역가수, 마을주민 노래자랑 대회도 이어졌다. 축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화훼농가에서 제공한 장미꽃을 방문객에게 나누어주는 이벤트도 가졌다. 꽃을 든 주민들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불암문화축제가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지만 그 과정이 말처럼 간단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불암동 소음대책위원회의 부탁으로 축제를 기획해보겠다고 온 주민들과 함께 손발을 걷어부친 지 8개월째다. 
 
결과를 앞에 놓고 보면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주민과 함께 마을의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한 8개월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양분된 마을 주민들의 갈등을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화합해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수십 년 만에 장어상인 번영회가 결성되고 축제를 끝낸 마지막 순간 "수고했다"며 서로를 다독이며 가슴을 열어 안을 수 있는 관계가 됐다는 것에 뿌듯했다. 
 
인제대 디자인과 학생들과 함께 축제 디자인을 만들고 마을 자생단체 회원들과 함께 봄날 강변 꽃밭에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둘레길 쓰레기를 치웠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저 그러한, 남들이 다하는 일들이 불암동에서는 7~8년의 시간이 걸렸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주민들 간의 오랜 갈등을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되고 소통의 장이 되었다. 축제가 무사히 끝냈음에 대한 기쁨도 있지만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공동체의 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음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축제는 끝이 났지만 이대로 끝은 아니다. 주민들은 향후 마을 상품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 농산물, 화훼, 장어마을 홍보를 하여 관광 상품화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쇠퇴한 선암오일장의 문화장터를 복원해 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선암장이 들어선 마을에서는 마을 간판, 설화로 만든 그림자 조명, 마을상품 디자인 로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마을 문화 동아리 결성을 확대하여 이분화된 주민들 간의 갈등을 해소할 예정이다. 
 
이러한 마을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회복돼 향후 불암문화축제는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에 대한 애착심과 자부심 또한 높아질 것이다. 
 
축제 마지막 날. TV 방송 촬영을 위해 촬영감독과 축제장 뿐만 아니라 마을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불암동의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들을 다시 눈에 들어왔다. 김해의 관문인 불암동. 과거 장어로 영광을 떨치던 이 곳이 장어마을과 함께 낙동강 카누장과 강변 둘레길과 꽃밭 등으로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