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계동의 마스코트 마음이의 모습. 마음이 아빠 A 씨는 아파트 1층 아래 빈공간에 직접 마음이의 집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현재 마음이는 양산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김해 삼계 마스코트된 5살 유기견… 양산서 새 삶
4년 전 유기, 사람 피해 아파트·공원 등 떠돌아
애견인들 “끝까지 키울 자신 없으면 키우지 마라”




"유기되는 반려동물 더이상 없었으면…."
 
버림받은 아픈 기억을 가진 김해 삼계동의 유기견 '마음이'.
 
현재 5살 정도로 추정되는 마음이는 몸길이 60㎝, 몸무게 7~8㎏인 수컷 믹스견이다. 치열도 매우 고르지 못하다. 버려지기 전이나 직후에 학대를 받아 구강 일부가 함몰된 데 따른 부작용으로 추측됐다.
 
마음이는 사람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인간 세상' 주변을 맴돌았다. 삼계동 주민들은 그동안 마음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마음이를 가족처럼 받아줄 입양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그 결과 마음이는 얼마전부터 양산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유기견들이 영양실조에 따른 병사, 사고사, 포획 뒤 안락사 등으로 숨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마음이처럼 뒤늦게나마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기심으로 반려견을 샀다가 이내 버리는 무책임한 행동들도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이는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마음이가 삼계동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은 지난 2014년 화정마을 4단지 아이파크가야 인근에 자리한 한마음공원 일원이었다.
 
"4년 전쯤이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열렸던 화정마을 애견인 모임에 참석하러 한마음공원에 나갔는데 얼굴에 상처가 있는 어린 개 한 마리가 멀리 서있더라고요. 그후에 듣기론 자기가 버려진 해반천 일대에서 6개월이나 주인을 기다리다가 이 곳으로 올라왔답니다. 주인 품에 안겨 있는 다른 강아지들을 부러운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그 모습에 정이 갔던 것 같아요. 마음이라는 이름은 처음 만난 '한마음공원'에서 따왔습니다."
 
마음이를 주인처럼 챙겨주고 보살펴 줘 '마음이 아빠·엄마'로 통했던 A, B 씨는 마음이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B 씨는 "버려진 상처 때문인지,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해서 가까이 오지도 않았어요.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서 너무 걱정이 됐죠"라고 덧붙였다.
 
이후 마음이는 삼계동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마스코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주민 C 씨는 "마음이가 우리 애견들과도 잘 지내며 애견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주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도 유명세를 타게 됐습니다"라고 마음이를 기억했다.
 
하지만 또 다른 주민은 위생·안전 문제 등을 꼽으며 마음이를 반대하는 사람도 적잖이 있었다고 밝혔다.
 
마음이를 돌본 애견인들은 "마음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싶었죠. 하지만 마음이는 이미 여기가 아니면 살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정식 주인이 아니기에 우리에게 그럴 명분·권리가 있는가에 대한 자문도 굉장히 많이 했죠"라고 말하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은 마음이의 입양을 위해 '넓은 부지가 딸린 주택에 살면서 동시에 강아지를 사랑하고 믿을만한 사람'을 오랜 기간 수소문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마음이는 두 달 전 양산에 거주하는 개인에게 입양, 친구들과 같이 뛰놀며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한 애견인은 "마음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아마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마세요라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이현동 기자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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