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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했지만 반겨야 할 슬로시티 김해나침반
  • 수정 2018.07.11 09:38
  • 게재 2018.07.11 09:34
  • 호수 381
  • 19면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법학과 교수(report@gimhaenws.co.kr)
▲ 강재규 김해뉴스 독자위원·인제대 법학과 교수

에휴~, 요란하던 선거가 끝났다.
 
지난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필자는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보궐), 도지사, 교육감, 시장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자청한 것은 아니지만, 걸려온 전화에 나의 선대위 참여가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그러겠노라 소극적 동의를 했다. 무엇보다 지역의 권력교체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기에.
 
민주주의자이자 생태주의자인 난 선거 내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고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반환경적이고 반생태적인 각종 개발공약에는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대학에서 환경법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연구한 내용을 사회에 실현하고자 시민단체회원으로, 또 장으로 활동했다. 김해YMCA 이사장과 김해양산환경련 공동의장직을 작년에 물러났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할 지속가능한 생태주의사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추구할 가치이자 반드시 가야 할 당위의 길이다. 그럼에도 90년대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다.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인간은 당장 눈앞에 떨어질 개발의 이익에 눈이 멀어 '보전'보다는 '개발' 편에 손을 든다. 그래서 생태주의자는 늘 외롭고 쓸쓸했다.
 
동남권신공항, 한반도 종단철도, KTX 김해역사, 서부경남 내륙고속철도, 용지봉 국립자연휴양림 조성 등등, 이번 지방선거에도 어김없이 후보별 개발공약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후보자들은 그래야만 유권자에게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또 개발 공약의 제시가 이젠 선거의 관성으로 굳어진 듯하다.
 
이건 후보자들만의 탓이 아니라, 너와 나 모두의 마음속에 도사린 잘못된 가치관과 비뚤어진 이기심 탓이다. 이제 우리의 생각, 가치관, 철학을 근본적으로 바꿔보자. 인간의 삶은 무엇이며, 어떤 삶이 여유와 진정한 행복을 주는 삶인지, 잠시 멈추어 스스로를 반추하고 침잠해보자.
 
선거가 끝난 후 지난 22일 프랑스 미헝드에서 열린 '국제슬로시티연맹총회'에서 김해시가 국제슬로시티 인증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슬로시티란 1999년 10월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i)의 파올로 사투르니니(Paolo Saturnini) 전 시장을 비롯한 몇몇 시장들이 모여 시작한 운동으로, 슬로시티의 철학은 성장에서 성숙, 삶의 양에서 삶의 질로, 속도에서 깊이와 품위를 존중하는 것이다. 에너지와 환경대책, 인프라 정책, 도시 삶의 질 정책, 농업, 관광 및 전통예술 보호 정책, 방문객 환대, 지역주민 마인드와 교육, 사회적 연대, 파트너십 등 7개의 대분류와 상세한 평가기준에 따라 슬로시티를 엄선하고, 가입한 도시에는 슬로시티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한마디로 김해시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즉 생태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시이자 앞으로도 그런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난개발의 대명사이자 인구 55만의 대도시 김해시가 국제슬로시티 인정이라니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김해시의 이번 국제슬로시티 인정은 선거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프랑스 미헝드로 달려간 허성곤 시장이 개발주의자가 아니라 생태주의자로 거듭나는 계기였길 믿어본다. 국제슬로시티 김해가 단순한 시장의 한줄 스펙 쌓기가 아니라, 슬로시티의 진정한 가치를 지향하는 김해시를 만드는데 시장이 앞장서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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