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보면 아름다운 건물에 반하고, 이용하면 도서관의 역할에 감동하게 되는 진영한빛도서관. 김병찬 기자 kbc@

"미술관이나, 무슨 예술회관인 줄 알았어요. 도서관 건물이 너무 멋있어요."
 
진영한빛도서관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한다. 진영한빛도서관(이하 한빛도서관)은 지난 11일 열린 '제12회 김해 건축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블로그나 개인홈페이지에서 한빛도서관을 방문한 사람들의 감상기도 많고, 도서관 건축 견학을 오는 단체나 학생들도 있다.
 
2009년 10월 6일 개관한 이 도서관은 건물도 아름답지만, 도서관으로서의 기능도 우수하다. 진영을 비롯해 한림, 주촌, 진례면의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창원에서 오는 이용자들도 많다.

책·평생·토론·누리마을 나눠 영유아·어린이 프로그램에서부터
북카페·갤러리·다목적홀 문화강좌·전문공연장 등 갖춰 개관 2년 새 지역민에 큰 호응

한빛도서관은 '책마을', '평생마을', '토론마을', '누리마을' 4개의 건물이 이어져 있는 형태이다. 처음 가는 사람은 중심에 세워진 안내판부터 살펴보기를 권한다.
 
'책마을'에는 이용자들을 위한 각 자료실이 있다. 유아자료실·어린이자료실은 어린이를 위한 단행본과 잡지 등의 자료가 비치되어 있으며, 영유아를 위한 상시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자료실은 음악CD, DVD, 블루레이(DVD보다 약 10배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의 차세대 미디어)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의 열람이 가능하다.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의 원문DB도 이용할 수 있다. 전시홀은 독서문화진흥에 도움이 되는 전시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평생마을'은 공공도서관이 지향하는 평생학습공간 기능을 가진 곳이다. 시민들의 평생교육 및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가 운영되는 강의실이 있다. 계층별 독서회 및 독서 동아리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문화의 밑거름이 될 소규모 행사가 운영되는 독서동아리실도 여기에 있다.
 
북카페·갤러리·다목적홀은 '토론마을'에 모여 있다. 북카페는 기존의 매점 개념을 넘어선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책과 잡지도 볼 수 있고, 간단한 다과와 간식을 즐길 수 있다.
 
'누리마을'은 최신식 시설을 갖춘 수준높은 전문 공연장이다.
 
▲ 강창경 계장.
도서관 문을 연 지 2주년을 맞은 한빛도서관의 개관 당시 이야기는 강창경 계장에게서 들을 수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었지요." 개관준비 과정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근무해 온 강계장의 말이다. "사무실 가구조차 없는 곳에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일하다가 근처 진영읍사무소에 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와서 다시 일을 했으니까요." 한빛도서관의 지난 2년 세월에는 강 계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셈이다.
 
▲ 김덕숙 관장.
이 도서관은 다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을 위한 강좌들을 개설하고 있다. 김덕숙 관장은 부임 후 강좌를 이끌어 가는 강사 26명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다. "좋은 시설을 갖춘 도서관에서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주체인 강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열정'입니다. 고마움과 부탁을 담아 편지를 보냈지요."
 
메일을 받은 강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여러 기관과 단체의 강의를 수 년째 하고 있지만, 수장이 직접 보낸 편지를 받은 건 처음"이라며 강사들은 그야말로 열과 성의를 다해 강좌를 이끌어가고 있다. 김 관장의 도서관에 대한 이해는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많은 감응을 주고 있다.
 
기존의 문화기반시설이나,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상업공간에서 개설하는 강좌들과 도서관의 역할이 같을 수는 없다. 도서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념 중의 하나가 도서관을 독서실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빛도서관에도 가끔 "학생들을 위한 학습공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하지만 한빛도서관은 도서관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은 우리가 평생 드나들며 지혜를 구하는 곳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지혜의 샘으로 난 길을 올곧게 만들어 가려는 한빛도서관의 노력은 그래서 돋보인다.
 
끝으로 이 지면을 빌어 한빛도서관을 이용하는 지역민들과 시민들에게 근처 금병공원의 '김원일 문학비'도 함께 둘러보기를 권한다. 진영을 무대로 한 소설을 주로 발표한 한국문단의 대표 소설가인 김원일의 문학세계도 한빛도서관을 빛내어 주는 좋은 환경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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