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 없는 것은? 호텔과 백화점이라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김해에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뭐 대단한 게 있을까!' 대부분 흘려듣는다. 평소에 생각지 않는 질문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여타 도시엔 없는데 우리에게만 있는 게 제법 있다.
 
우선 김해엔 42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김해 김씨의 종친회가 있다. 2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야 왕족의 본산인 것이다.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우리나라 전체 김씨의 수는 1천72만 명, 총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경주 김씨, 광산 김씨 등 신라계 김씨는 600만 명이다. 본관(本貫)을 기준하면 김해 김씨가 단연 많다.
 
국립박물관도 있다. 경주에 국가가 세운 박물관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인들은 왕관이며 사서(史書), 장검 등 신라왕조의 유물이 오롯이 보존돼 있으니 그에 걸맞은 당연한 조치라고들 한다. 그러나 가야왕조의 유물을 모아놓은 김해박물관이 국립이라고 하면 대부분 놀란다. 집터며 조개무지, 철제 화살촉 정도가 무슨 유물이냐는 투다. 신라처럼 역사의 전면에 나서진 못했지만 가야 또한 반 만 년 흐름의 면면한 줄기요 우리 조상들의 흔적임에 틀림없다. 헌데 이를 얕잡아 대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또 있다. 오리떼가 잔잔한 물살을 가르고 음악분수가 창공으로 치솟는 연지공원이 있고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지휘자가 극찬한, 한수 이남 최고 공연장을 자부하는 김해문화의전당이 있다. 이 밖에 분성산, 무척산, 장유폭포, 테마파크, 시민의 종 등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자랑거리가 수없이 많다.
 
최근에 또 하나 생겼다. 김해에만 있는 것, 바로 경전철이다. 지하철처럼 꽉 막힌 터널을 달리지 않고 공중을 지나다 보니 사방으로 전원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어디 하나 막힌 곳 없이 시원한 조망을 보노라면 '날아 다니는 88열차'란 애칭이 절로 떠오른다.
 
헌데 이 경전철이 말썽이다. 최소 운영수입보장(MRG)이 문제다. 사업계획 당시 수요 예측치는 하루 평균 17만6천여 명인데 실제 탑승인원은 3만1천여 명 선에 그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에만 300여억 원을 김해와 부산시가 나누어 부담해야 한다. 지난 3월 총리실은 20년 간 1조6천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갈수록 태산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시의원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관광·역사 유적지를 연결하는 연계 교통망을 확충해 "경전철이 도심을 관통하는 거대한 관광레일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의 말에 100% 공감한다. 다만 몇 가지 제언을 덧붙이고 싶다. 다른 관광자원도 괜찮지만 경쟁력 측면에선 '김해에만 있는 것들'을 더욱 긴밀히 연계시키면 좋겠다. 가령 경전철 타고 국립김해박물관 돌아보기 캠페인을 김해 김씨 소문중들을 중심으로 벌여보는 건 어떨까. 우선 부산에서부터, 고향 관광도 하고 가야왕조 조상들의 자취도 확인하면 후손들에게 뜻 깊은 행사가 될 것 같다.
 
나아가 '김해에만 있는 것들'을 연계시키면서 김해에 없는 또 다른 하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왕에 중부경찰서 앞에 호텔을 겸한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세워지고 향후 시외버스 터미널 부지에 백화점 준공도 예상되니 차제엔 김해엔 어느 하나도 없는 게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김해에 없는 또 다른 하나, 지하 아케이드 건립이 추진됐으면 좋겠다. 그것도 이왕이면 김해에만 있는 연지공원과 김해문화의전당, 홈플러스, 김해박물관이 모여 있는 내동 끝자락에다가 여름이면 시원하고 겨울이면 따뜻한 지하 통로를 따라 쇼핑을 즐기고 박물관, 공원, 공연장으로 한 걸음으로 통하는 문화·쇼핑 명소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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