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담초 피는 골
 

성 윤 자

골담초 피는 골
같이 놀던 사람아
지금도 만나면 날 알아볼까

돌담 가에 골담초 
조롱조롱 피던 봄
나비 같은 그 꽃은 우리의 밥상

사금파리 꽃 밥을 
너 한 그릇 나 한 그릇
그날의 꽃 밥상에 마주 앉은 사람아

지금은 너와 내가 
먼 길 위에서
골담초 피던 골로 달려갑니다


<작가노트>

꽃이 피면 추억도 피어난다

어린 시절 나의 고향에는 골담초가 많았다. 양지바른 돌담 사이에 우묵하게 서 있는 그 나무의 특징은 잎사귀가 작아서 꽃잎이 돋보였다. 봄이 되면 아이들은 골담초 노란 꽃을 따먹기도 하고 그것으로 소꿉놀이도 하였다.
 
세월이 가도 변함없는 그 꽃을 시로 표현한 것은 골담초가 추억의 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의 옛집 마당에는 봄이 되면 마른 막대기 같은 골담초 가지에서 버선 같은 모양의 꽃이 노랗게 핀다. 나는 골담초 꽃이 필 때쯤이면 그 꽃을 보려고 옛집으로 달려간다. 어쩌면 꽃이 아직 피지 않았거나 이미 피어 붉은색이 되어 있을 때도 있다. 어쨌거나 때를 따라 피어나는 골담초 꽃이 좋아, 그 꽃 앞에 서서 추억에 젖어 본다.
 

▲ 성윤자 시인

 ·『한맥문학』 시, 『문학도시』 소설, 『부산크리스천문학』 수필 당선
 ·시집 : 『쑥부쟁이꽃』 외 3권
 ·결혼이민자 한국어 강사
 ·김해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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