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김해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에서 구봉초등학교 학부모들과 김해시가 간담회를 갖고 있다.

  
 구봉초 학부모 촛불집회 등 예고
 이전·통폐합·분산배치 반발
“학교 어떻게 될지 설명 없어”


 

"학교 자리에 가야사 2단계 사업으로 '학교가 통폐합된다', '인근 학교로 흩어지게 된다' 등 소문이 무성합니다. 그런데 정작 학교나 학부모들은 들은 게 전혀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 학교 어떻게 되나요?"
 
10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에 힘입어 사업 예정지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 신청하는 등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업지에 포함된 학교나 학부모들에게는 사업 추진 상황이나 계획을 알리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장거리 통학이 어려운 초등학교의 경우 통폐합, 분산 배치 등의 추측이 흘러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 24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구봉초등학교 존치를 위한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매주 촛불집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해시는 최근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 예정지인 구산동 일대 9만 4745㎡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 신청했다. 이곳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김해시와 김해교육지원청은 해당 사업지에 포함된 김해교육지원청, 김해서중, 구봉초, 김해건설공고 등 4개 기관·학교의 이전·개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가야사 2단계 사업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구봉초의 경우 초등학교 특성상 장거리 통학이 어렵고 지난 8년간 경남형혁신학교인 '행복학교'를 꾸려왔기에 학교 이전, 통폐합, 분산 배치 등에 대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구봉초비대위 측은 "앞으로 학교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다니고 있는 학교를 이렇게 갑자기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1980년 도심 속 문을 연 구봉초는 교사,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행복학교로 선정됐다. 그 결과 학생 수도 2014년 275명에서 2018년 324명까지 늘었다. 모두의 노력으로 일군 행복학교를 무시한 채 소통 없이 불도저식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비대위 측은 "문화재보호구역 신규 지정 연차별 발굴계획도에 구봉초가 속한 지구의 조사 연도가 2019년으로 나와있다. 구봉초를 인근 초등학교로 분산시키려 한 의도가 충분히 의심된다"고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분산 배치될 시, 집단 시위 등 강력한 반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가야사 2단계 사업이 정부 사업에 탄력을 받아 빠르게 추진되면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 1400억 원에 이르는 거대한 예산이 집행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부지 매입, 이전 등이 언제 추진될지도 확정하기 어렵다. 학교 이전 문제는 교육청 소관이지만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교육청과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교육지원청 측은 "아직 이전 문제에 대해 확정된 부분은 없다. 학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