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졌다. 본격적인 겨울이다. 털이 도톰한 코트, 가습기, 세탁기…. 필요한 물건들이 많아졌다. 사야 할 물건은 많은데 높은 물가와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선뜻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값이 저렴한 중고 제품으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중고제품이 낡고 헌 물건이란 인식은 옛날 말이다.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중고물건 시장은 최신식 세탁기나 명품 의류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 이미 인근 타 도시에선 중고 물품 거래 열풍을 타고 인터넷 시장을 통한 직거래나 벼룩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열기는 김해지역에 와선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주춤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꼼꼼히 찾아보면 김해지역 군데군데에 각종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중고가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옷부터 소형가전제품, 사무용품, 가구 등 없는 것 빼곤 다 팔고 있는 중고 매장이 김해에 넉넉잡아 50여 군데 정도 포진해 있다.
■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가게' 서상동점에 들어서면 입이 쩍 벌어진다. 소형 가전제품에서부터 옷, 아이들 장난감, 책, 장신구 등 말 그대로 없는 물건만 빼고 웬만한 물건은 모두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자원봉사자들의 1차 선별 작업을 거친 물건들은 중고품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깨끗한 상태를 자랑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의류'다. 자원봉사자 공진숙씨는 "인근 홈플러스 등에서 재고품을 대량 기증하기 때문에 잘만 찾으면 중고가 아닌 제품들도 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녀는 또 "고급 브랜드 옷이 사이사이에 숨어 있어 눈썰미만 좋다면 명품 건지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장에선 새 상품에 가까운 빈폴 원피스가 2만5천원, 조이너스 재킷이 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른 옷들은 더 저렴하다. 겨울코트는 1~5만원, 바지는 2~3천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여성옷뿐만 아니라 남성과 아이용 옷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꽃 자수가 놓인 예쁜 여자아이용 누빔 조끼가 2천원, 남성용 고급 넥타이가 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옷 다음으로 높은 판매율을 보이는 제품은 소형 가전제품이다. 린나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3만5천원, 필립스 커피 드립기가 9천원 등에 판매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의 물건 대부분은 기증을 받자마자 바로 진열하기 때문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는 주기가 일정하지 않다. 자주자주 들러 발품을 파는 것이 좋은 물건을 건지는 최고의 방법이다. 문의 : 055-321-5045
어방동에 위치한 바다재활용프라자는 김해 제일의 규모를 자랑한다. 주로 전자제품과 가구제품이 많다. 건물 3층 전체가 중고품 매장인만큼 다양한 물건을 꼼꼼하게 비교한 뒤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연식과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형 가전제품들은 보통 30만원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LG전자 김치냉장고(2004년 식)가 20만원, 트롬세탁기(2005년 식)가 25만원, 식기건조기(2007년 식)가 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물건 보유량이 많다 보니 홈시어터, 전문가용 커피머신 등 평소 가격이 비싸 엄두를 못 냈던 제품들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바다재활용프라자의 2층은 중고 가구 매장이다. 가구의 경우에는 진열기간이 짧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보관을 오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기를 잘 맞춰 가면 고가의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문의 : 055-323-6114
■ 고개재활용프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