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빅하우스 갤러리 4에 전시된 김현수 작가의 작품 ‘사슴뿔’. 마치 신화 속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사진 제공=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미술관 방학 특별전
오는 11월 4일까지 큐빅갤러리
사실주의 작가 9인 작품 전시



"당신의 소중한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오는 11월 4일까지 큐빅하우스 갤러리 4, 5, 6에서 '빛나는 순간'전을 연다.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여름방학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사실주의적 표현방식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9명이 꾸민다. 작가들은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모습들을 '빛나는 순간'으로 포착한다. 전시는 세 가지 소주제로 나눠 진행되며 작가들의 진중한 철학을 담아냈다. 객관적이고 사실주의적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은 강력한 개성미가 돋보인다.
 

■일상의 환영
갤러리 4의 분위기는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권경엽, 김현수, 정창기, 남학호 작가가 일상의 모습이 어떻게 환영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품은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선이 더해져 익숙한듯 낯선 느낌을 부여한다. 이러한 의도는 관람객이 자신만의 상상의 조각들로 독자적인 환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권경엽은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인물들을 그린다. 맑은 영혼이 은연 중에 드러나는 순수한 모습들을 포착해 표현했다. 관람객은 그렁그렁 맺힌 여인들의 눈물을 통해서 형용하기 어려운 슬픔과 우수를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얼룩진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정창기는 자연의 선물을 소개한다. 작가의 창작 열정을 대변하는 듯 붉은 빛으로 물든 과일들이 전시장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딸기와 자두는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고 큐피드의 마법에 걸린 듯 심장박동을 요동치게 한다. 정창기는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열정과 사랑을 다시 꿈꾸게 하고 자유로운 희망의 날갯짓을 펼치게 만든다.
 

 

▲ 정창기 작가의 작품 ‘자두’.

 
남학호의 조약돌 작품에는 오랜 인고의 시간과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다. 각기 다른 형태와 크기를 지닌 작품 속 조약돌 무더기는 작을수록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곱고 빛나는 자태를 보여준다. 억겁의 세월을 품고 있는 조약돌에 사뿐히 내려앉은 아름다운 나비는 그리움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나비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조약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위안과 안식의 존재다.
 
김현수의 작품은 동화나 신화 속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그의 작품은 순진무구한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했던 순수한 날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일상의 감각
갤러리 5에서는 김영성, 오재천, 설경철 작가가 철저한 현실 감각으로 사실적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영성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보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고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는 우리 곁에 있는 소소하고 소중한 행복에 눈을 돌린다면 일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오재천은 마릴린 먼로, 오드리 햅번 등 명예와 사랑, 꿈을 이루기 위해 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빛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얼굴은 연꽃과 장미 등 자연물과 함께 배치되면서 굴곡진 인생이 더욱 극적으로 전달된다.
 
설경철은 펼쳐진 책 위에 일상의 물건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듯한 모습을 작품에 담아낸다. 떠다니는 물건들은 작가의 상상력이 낳은 것으로 현실과 상상의 공간을 넘나든다.
 

■일상의 기억
갤러리 6은 최수앙, 강강훈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일상의 기억을 전복시키거나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최수앙은 우울하고 불안한 심리와 허무한 감정들을 작품 속에 사실적으로 드러냄으로써 현대인의 마음을 대변하고 위로한다. 작가는 매 순간을 소중히 느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빛나는 삶'을 꿰어나가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강훈은 내면의 자아를 탐색하기 위해 감정이 드러나는 얼굴 표정과 상상력이 가미된 인물을 이미지화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진정한 자아와 대면하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유도한다.
 
박세연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소소한 일상을 되돌아보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자신의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보는 예술적 유희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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