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훈 마르떼 대표

얼마 전 미국의 음악대학 교수인 중국계 바이올리니스트와 연주를 할일이 있어 4일을 함께 한 적이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그리고 김해라는 도시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도 음악인인지라 음악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보였다. 나또한 외국에 나가 있을때면 현지 악기를 꼭 하나쯤은 손에 쥐고 돌아오는 지라 그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김해라는 도시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가야라는 역사문화콘텐츠이다. 그리고 음악하는 사람들은 가야금에 대한 자랑을 절대 빼놓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에게 가야금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야금의 도시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들을 펼쳐놓았다. 김해에는 김해시립가야금합주단도 있다며 동영상을 보여주며 가야문화자랑을 초등학생마냥 신나게 펼쳤다. 너무 자랑스럽게 자랑을 했던지 그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는 중국의 전통악기인 얼후(二胡)의 레코딩을 이어서 들려주면서 되려 중국 악기자랑을 펼쳐놓았다. 4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악기이며, 중국에서는 학생들이 대부분 얼후를 다 할 수 있다며 학교의 전교생이 동시에 얼후를 연주하는 일들이 많고 어떤 도시에는 1년에 한 번씩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2만명이 한번에 얼후를 함께 연주하는 행사들이 있다고 자랑을 펼쳐 놓았다. 어디든 가면 쉽게 배울 수 있고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고 하며 나에게 물어 보았다.
 
"가야금은 어디에서 배우나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꼭 한번 잠깐이라도 배우고 가고 싶다고 하며 배워보고 살 수 있으면 미국에 들고가서 학생들에게 한국의 현악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였다. 그 순간 나는 매우 당황했다. 김해에 잠깐이라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 김해에 가야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난 뜻하지 않은 사명감으로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다. 주변에 수소문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김해에 그런 곳이 있냐며 그냥 부산에 있는 국립국악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2000년 가야의 왕도 김해가 낳은 가야의 악기, 가야금은 김해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가야문화의 도시를 신나게 자랑했던 불과 몇분 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당황하고 있는 나의 얼굴빛을  읽었는지 그는 괜찮다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얼후는 어디서든지 쉽게 사고 배울 수 있다며 자랑하듯 작은 미소를 지었다.
 
국가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사 연구 복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 덕분에 많은 예산으로 가야문화 알리기에 대한 성과가 매우 크다. 타 지역 시민들도 이제는 김해를 떠올릴 때 가야와 김수로왕, 허왕후를 떠올린다. 더불어 대통령상을 수여하는 몇 안되는 경연대회가 김해에서 전국 가야금 페스티벌로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이는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의 노력 덕분이다.
 
가야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직접적인 문화이음인 가야금의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기이다. 가야금을 위한 가야금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곳을 중심으로 가야금이 보급되어지고 교육되어지고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서 김해로 모여드는 가야금의 성지가 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가야금의 꽃이 김해에서 피어 질 수 있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