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봤자, 장난감인데…." 천만의 말씀. 요즘 장난감은 '몸값'이 장난 아니다. 만 원짜리 몇 장을 들고 장난감 가게에 갔다가는 명함도 못 내밀고 돌아오기 일쑤. 손바닥 크기의 캐릭터 인형이 몇 만 원을 훌쩍 넘는 세상이다. 유행은 또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어제는 '토마스 기차'가 유행하다 오늘은 '뽀로로 인형'이 인기를 끄는 식이다.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선 기껏 마음먹고 비싼 돈을 들여 장난감을 사줬더니, 자녀가 금방 흥미를 잃는 경우도 태반. 사실 장난감은 일정시기가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숙명이긴 하다.
 
비싼 가격에 비해 활용성이 지나치게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마냥 외면할 수도 없다. 원래 자녀에겐 부족함 없이 갖춰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 탓. 게다가 실외 놀이가 줄어든 요즘, 아이들의 발달에는 장난감 만한 도구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자인이나 기능이 뛰어난 새 제품을 보면 아이보단 부모가 먼저 마음이 동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부모의 입에선 탄식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이놈의 장난감 살 수도 없고, 안 살 수도 없고!" 자, 김해지역 부모에겐 희소식이 있다. 김해에는 지난해 7월 경남지역 최초로 장난감 대여점 '누리 보듬'이 문을 열었다. 장난감은 물론이고 수 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육아용품도 단 몇 만 원에 대여가 가능하다고 하니 꼼꼼하게 살펴보자. 문의=055)329-6336~8


#장난감&육아용품 모두 빌려갈 수 있어요
"와, 이걸 다 가져가도 돼요?" '누리보듬'을 방문한 김진호(4) 군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함께 온 엄마 차진영(31) 씨도 신기해 하기는 마찬가지. '누리 보듬'은 모두 500여 점의 장난감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 장난감은 물론이고 육아용품도 빠짐없이 갖춘 상태. 장난감과 육아용품은 회원에 한해서 모두 1천~3만 원 선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가격 기준은 장난감의 실제 구입금액의 5%가 원칙.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특히 2~3살 무렵 잠깐 쓰고 마는 육아용품 '쌍둥이 유모차', '신생아 카시트' 등은 없어서 못 빌릴 정도.
 
장난감은 인지놀이, 블록놀이, 신체활동, 소꿉역할놀이, 조작탐색놀이, 음률놀이 등 다양한 장르가 구비돼 있다. 유치원 등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교육용 제품이 꼼꼼하게 갖춰져 있는 것이 장점. '누리보듬'을 운영 중인 박지애(24) 복지사는 "보통 고객들은 음악이나 빛이 나오는 장난감을 선호하지만, 아이들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원목소재 장난감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용방법
'누리보듬'은 김해 외동 김해시보건소 내부에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 1층 왼편이다. 처음엔 장난감 판매점 등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입소문이 제법 난 상태. 연 회원만 400명을 훌쩍 넘었다. 김해종합사회복지관이 시민 복지차원에서 운영하다 보니, 대여료가 싼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용을 위해서는 우선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연회원제로 운영되며, 1년에 1만 원씩 회비를 받는다. 장난감 수가 한정돼 있는 탓에 신규 고객은 한정적으로 받는다. 매달 20~30명 규모로, 사전 예약을 받으니 서두르자. 회원등록은 방문접수가 원칙이다.
 
회원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증 등의 신분증과 증명사진 한 장이 필요하다. 등록은 부모의 이름으로 하게 된다. 발급된 회원증은 대여나 양도가 불가능하다.
 
대여기간은 장난감은 13박14일, 육아용품은 29박30일이 원칙이다. 연장도 가능하다. 빌려간 장난감에 예약자가 없을 경우, 전화 등을 통해 연장신청을 하면 된다. 연장금액은 대여 금액과 동일하다. 연체가 될 경우 품목 당 500원의 연체벌금이 부과되니 주의하자. 저소득 층이나 차상위·장애 계층은 연회비를 면제받거나 할인 받을 수 있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만큼 쉽게 망가진다. 분실하거나 망가뜨린 경우 수리비를 물게 될 수도 있다. 배달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덕분에 아빠들이 바빠졌다. 박 복지사는 "인력이나 금액 등의 문제로 택배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덕분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물건을 빌려가는 아빠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예약과 물품 확인이 가능하다. 포털 사이트에서 '누리보듬'을 치면 된다. 홈페이지에는 연령별로 장난감이 분류돼 있어, 아이의 나이에 맞는 장난감을 고를 수 있다.
 
'누리보듬'은 장난감 후원도 받는다. 한 때 잠깐 쓰고 방치돼 있는 장난감이 처치하기 곤란하다면 '누리보듬'에 연락해 보자. 상태에 따라 직원이 직접 방문해 장난감을 수거해 간다. 박 복지사는 "대여를 원하는 인원은 많지만, 예산 등 문제로 장난감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지역사회를 위해 장난감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도 배워봅시다
'누리보듬'에서 장난감만 빌려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매달 셋째 토요일에는 인근 북카페와 함께 동화구연 강의가 진행된다. 신청은 누리보듬 인터넷 카페에서 댓글로 받는다. 회원만 참석 가능하다. 분기별로 부모교육도 진행된다. 엄마와 장난감 만들기 등이 특히 인기가 많다. 문의는 '누리보듬'으로 하면 된다.


Tip 경남장애인복지관의 이동장난감도서관
장유·진영지역 주민 대상 방문대여
장유나 진영 등 김해 외곽지역 주민은 김해보건소까지 이동하기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경남장애인복지관은 장유나 진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격주로 장난감 이동도서관을 운영한다. 45인승 버스에 장난감이 가득하니 이용해 보자. 다음 방문 날짜는 장유의 경우 오는 31일이다. 장소는 장유는 팔판마을 관동중학교 앞이다. 처음 방문할 시에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가입 당일 대여가 가능하며, 가입비는 1만5천 원이다. 대여료는 따로 1천 원에서 3천500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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