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배 작가의 ‘솔이의 추석이야기(길벗어린이)’. 자료제공=(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오는 9월 5일까지 윤슬미술관
그림책 특징 등 변화의 흐름 정리
사회·문화적 현상과 영향 고민

이억배·이영경·안녕달 작가 조명
스케치, 메모, 원화 등 150점 선봬
세대별 작가 특징 비교해 볼 기회



  
한국 그림책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색전시가 마련된다. 
 
8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한국그림책 '이야기 그림책 이야기'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9월 2일 김해 일원에서 펼쳐지는 전국 최대 독서문화축제인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기획전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김해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며 (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이 기획·진행을 맡았다.
 
전시는 한국 그림책의 30년 역사를 돌아보는 주제전과 각기 다른 개성의 작가 3인의 원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으로 구성됐다. 전시안내는 시민 도슨트가 맡는다.

▲ 이영경 작가의 ‘넉점반(창비)’. 자료제공=(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 안녕달 작가의 ‘할머니의 여름휴가(창비)’. 자료제공=(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1988~2018' 한국 그림책 흐름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주제전의 이름은 '한국 그림책 30년, 이야기를 이어가다'이다. 이 전시는 한국 그림책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시기인 1988~2018년의 역사를 조명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전망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의 주요 개념은 '시간과 과정'이다. 전시는 한국 그림책의 30년을 연도별 출판된 그림책의 흐름으로 보여준다. 또 그 시간 안에서 어떤 변화와 성장 과정을 겪고 그림책과 관련한 어떤 사회 현상이 일어났는지 정리했다.

전시는 △'1988~1997 한국 창작 그림책의 시대가 열리다' △'1998~2007 그림책, 줄기를 뻗다' △'2008~2018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그림책' 순으로 마련된다. 각 시기별로 어떤 변화의 흐름이 있었는지 출판된 도서를 전시해 이해를 돕는다.
 
30년동안 한국 그림책은 촘촘하게 변화하고 빠르게 성장했다. 그림책 작가도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여러 작가가 출현해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갔다. 무엇보다 전통문화, 옛이야기에서 시작된 그림책의 주제는 일상에서부터 생태, 인권, 평화 등의 이야기로 세분화화돼 왔다. 삶과 사회를 담은 그림책은 세대, 언어, 이념을 넘어 소통·공감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책의 양적, 질적 성장과 더불어 출판, 문화 환경 또한 변화돼 왔다. 창작 그림책 시장이 활발했던 1990년대에는 독서 단체들이 생겨났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지역마다 어린이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급속히 늘어났다.
 
2010년 이후에는 그림책과 관련한 단체가 생겨났고 다양한 그림책 공간이 문을 열었다. 크고 작은 그림책 전문 출판사도 점차 늘어났다. 민간 차원의 다양한 시도들은 최근 지자체들의 문화 정책 사업의 일환이 돼 그림책 도서관, 그림책 박물관, 그림책 마을, 그림책 도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현상과 흐름이 한국 그림책의 창작 환경과 문화 토대를 위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그림책의 시간 속에서 함께 고민해볼 만하다.
 
최근 한국 그림책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과 권위가 있는 국제 도서전, 비엔날레 등에서 높이 평가받고 많은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다.
 

■다른 세대·개성의 작가들
작가들의 전시에서도 '시간과 과정'은 중요하게 적용된다. 그림책 작가로서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 작가의 대표 그림책 세 권의 원화로 보여준다. 또한 작가의 스케치, 메모, 더미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한 권의 그림책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전시되는 작품은 150여 점이다. 작가의 다양한 아카이브를 통해 그림책 한 권에 오롯이 담겨진 시간을 상상해볼 수 있다. 또한 각각 다른 세 세대의 그림책 작가의 그림책과 작품을 통해 그림책 창작 환경과 시대적 경향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그림책 작가 이억배, 이영경, 안녕달은 세대와 작품 성향이 다르다. 작가들은 각자 분명한 자신만의 작품 세계와 개성을 갖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들의 작품 세계는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세대적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유의 전통적 표현, 색감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 이야기를 풍속적이고 해학적으로 묘사한 이억배 작가는 한국 창작 그림책의 시대를 연 작가 중 하나이다.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해석과 표현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아내는  '아씨방 일곱 동무'의 이영경 작가는 한국 그림책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했던 1990년대를 상징하는 작가이다.
 
독특한 시선, 표현, 색채로 그림책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충분히 선사하는 안녕달 작가는 한국 그림책 작가의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세 작가는 각기 다른 그림책 시기를 대표하고 있지만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세 작가의 그림책은 모두 소통과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한명희 대표는 "그림책은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볼 수 있다. 그림이라는 시각언어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소통도 잘 된다. 시각언어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매체의 확장성도 높다. 그림책 콘텐츠는 전시와 공연이 되기도 한다. 여러가지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로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시는 그림책을 즐기는 방법과 기회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관객 소통 프로그램 다채

포럼 등 전시 연계 행사 마련

▲ 한국그림책 ‘이야기 그림책 이야기’ 전 포스터.

한국그림책 '이야기 그림책 이야기'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전시 관람뿐만 아니라 작가와 관객이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행사는 김해문화의전당 시청각실에서 진행한다.
 
8일 오후 2시에는 전시 개막행사로 '작가가 들려주는 그림책 그림 이야기'가 마련된다. 특별전 참여 작가인 이억배, 이영경 작가가 그림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31일 오후 2시에는 그림책 포럼이 열린다. 주제는 '한국 그림책 30년, 이야기를 이어가다'이다. 이억배, 이영경 작가와 어린이책예술센터 정병규 대표, 서울시립대 시각디자인학부 김장성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며 그림책 시장 현황과 시대적 배경, 발전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고 논의한다.
 
9월 1일과 2일 오후 1시 30분에는 각각 이억배, 이영경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전시·행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2018 대한민국 독서대전 홈페이지'(www.2018대한민국독서대전.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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