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병열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기획팀장

요즘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지역의 전통산업을 미래지향적 첨단산업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지자체들은 산업육성 전문기관을 설립하고 특화산업단지 조성, 국책사업 유치, 기업과 대학·대학병원 유치 등에 사활을 걸며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 노력한다.

김해시도 산업구조의 변화를 위해 의생명 분야를 특화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의지와 달리 성공 가능성은 별개의 일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다른 지자체의 노력을 비교해, 김해시의 의생명산업을 진일보시키기 위한 검토와 전략 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15년 전부터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시장을 내다보고, 전국 어느 도시보다 먼저 의료기기 산업을 특화했다. 저렴한 부지제공을 앞세우고 수도권 의료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원주 테크노밸리 중심 R&D(연구개발)를 토대로 현재는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의 1번지가 되었다.

충북 오송과 대구시는 2008년부터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첨복재단)에 국비와 지방비를 8천억원 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2016년에는 연간 운영비만 4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지방재정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연구개발 성과를 민간과 공유하는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우수기업체의 매출이 증가, 정부의 지속적인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사업의 수혜를 받고 있다.

김해시와 가까운 양산시는 또 어떤가. 양산 부산대학교병원을 전진 배치한 가운데 양방 항노화국 신설,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 조성, 중개임상시험센터, 20만평 규모의 넓은 확장성 보유 등 사업발굴과 기업지원정책으로 의료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만들려는 노력과 의지가 어느 지자체보다도 강하다.

그렇다면 우리 김해시는 미래 첨단 의생명산업의 육성을 위해 얼마나 많은 통 큰 투자와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타 지자체와 달리 행정기구에 의생명이라는 단어가 없어, 중앙정부 지원이나 기업 유치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두 번째로 내년 1월부터 통합재단 슬림화에 따라 '의생명센터'라는 명칭이 사라지고, 특화센터라는 강점이 희석된다.

세 번째로 미래 의료기업 유치의 확장성이 불가하다. 올해 착공하는 메디컬 디바이스센터도 남아있는 주차장 부지에 착공해 이제는 더 이상의 확장성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인제대학교와의 협업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과기부사업 등 몇건의 공동사업 추진은 있었지만, 정부 공모사업이 있을때의 단발적인 협업에 그치고 있다.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복지와 예술, 문화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단순 일자리만 만든다는 계획으로 미래 의생명산업과 4차산업혁명 대비 기술개발과 확장성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4년짜리 계획과 2년짜리 성과로 보여주기식 사업들만 늘어놓게 된다.

문제점을 알고 있다면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우리 김해시도 의생명산업에 강한 투자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의생명산업국을 신설하고, 의생명센터의 명칭을 희석시키지 않도록 조직변경안 내에서 방법을 강구하고, 미래 의료산업의 확장성을 위해 부지를 확보하면 된다.

부지확보 예산과 행정조직 변경은 지자체장의 의지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의생명산업 육성은 시장선거 공약사항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제대학교와 부산백병원 연구자원의 산업화 협업이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의 자원을 우리 김해시 의생명산업육성의 교두보로 만들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의 고민과 협력적 분위기 개선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야 문화도시로의 번영과 김해시의 새로운 도약은 미래 100년동안의 새로운 먹거리를 어떻게 발굴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의생명산업이 그 중심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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