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어느덧 여름휴가는 막바지에 들어섰다. 바다, 계곡 등 휴가지의 들뜬 기분에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해야 할 때다. 그러나 피부는 폭염과 자외선으로 인해 큰 손상을 입은 상태여서 이제부터 회복이 필요한 시기다. 여름 휴가지로 많이 찾는 바다는 특히 그늘이 없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데, 이때 자외선으로 인한 일광화상을 입는 사람이 많다. 흉터를 남기지 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려면 적절히 예방과 사후조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도움으로 일광화상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자외선 B가 일광화상 일으켜
3분만 노출돼도 ‘위험’
하얀 피부, 어린이 특히 조심
냉찜질로 진정… 오이팩 효과
차단제는 외출 최소 30분 전에



■자외선 A, 자외선 B?

한여름의 이글거리는 태양과 자외선은 피부의 최대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일광화상은 물론 색소침착, 광노화, 피부암 등의 여러 부작용을 일으킨다.
 
자외선은 파장이 긴 자외선 A(UVA)와 중간 파장의 자외선 B(UVB)로 나뉜다. 자외선 A는 피부색소 침착의 원인이 되며, 일광화상은 주로 자외선 B에 의해 유발된다. 자외선 B는 직접 혈관에 작용할 뿐 아니라 히스타민, 세로토닌 등 여러 물질들을 활성화시켜 혈관벽의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염증세포가 혈관에서 빠져나와 피부 표피와 진피 내로 침투해 피부가 빨개지고(홍반) 붓는(부종)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자외선 A의 홍반 발생 능력은 자외선 B에 비해 천분의 일 정도로 극히 작다. 대신 자외선 A는 햇빛 속에 자외선 B보다 10~100배 정도 많이 포함돼 있고, 피부색소 침착을 일으키므로 무시해서는 안된다.
 
자동차의 유리는 자외선 B를 차단해 주지만 자외선 A는 그대로 통과한다. 장시간 운전을 많이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색소침착이 많은 까닭은 그 때문이다.
 
일광화상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철, 특히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자외선 지수가 '매우 나쁨' 상태일 경우 햇빛에 약 30분 정도만 노출되더라도 일광화상에 걸릴 수 있다.
 
구릿빛 피부를 위해 태닝을 하거나 농사, 야외작업 시 자외선 차단을 충분히 하지 못했을 때에도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일광화상의 증상과 치료 
바닷가나 강변, 계곡, 워터파크 등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강한 햇빛에 노출되게 된다. 물이나 모래 등에 반사된 햇빛도 일광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광화상의 첫 번째 증상은 햇빛에 노출된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고 가려운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어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게 된다. 심하면 통증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물집이 생긴 뒤에 피부 껍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피부 전체에 걸쳐 광범위한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머리가 아프거나 춥고(오한) 열이 나고(발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빈맥) 속이 매스꺼운(오심) 등 전신 증상과 쇼크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의 정도는 노출된 자외선의 강도와 노출 시간에 비례해서 심해진다. 특히 피부가 하얀 사람, 피부가 약한 어린이가 일광화상을 입기 쉽다.
 
보통 햇빛에 노출된 후 4~6시간 정도 지나 서서히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해 12~24시간에 증상이 최고조에 달한다.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피부의 열기를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하거나, 흐르는 물에 15분 이상 대고 있는 것이 효과적이다. 피부에 하얀 껍질이 일어나면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그대로 둔 채 수시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염증이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물집이 생겼다면 2차 감염의 위험은 물론 흉터가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억지로 터트리지 말고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외선 차단이 최고의 예방
일광화상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햇빛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햇빛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시간대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흐린 날에도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면 누적 자외선 양이 많아지니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챙 달린 모자, 양산, 헐렁하고 긴 옷 등을 준비하고, 햇빛을 받는 부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광화상은 자외선 B가 주원인이지만 자외선 A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SPF30 이상, PA++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B의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로 '해당 숫자X15분'을 뜻한다. SPF30은 450분, SPF50은 750분 동안 자외선 B를 차단해 준다는 의미다. PA(protection A)는 자외선 A의 차단지수다. ++는 4~8시간, +++는 8시간 이상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여름 야외활동 때는 SPF50, PA++++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에 얇게 여러번 발라주고, 땀이나 물로 지워지는 것을 감안해서 2~3시간 마다 덧발라줘야 효과가 지속된다.
 
일광화상 후에 피부색이 얼룩덜룩해진 경우에는 오이, 감자, 알로에 등을 이용한 피부팩이 효과적이다.

김해뉴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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