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몽이와 함께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는 조은지 씨.

 

 반려묘 떠나보낸 아픔 있던 조은지 씨
 자몽이 임신 소식에 직접 키우게 돼
‘가지’까지 태어나 두 고양이 집사로



김해시 삼방동 조은지(29) 씨의 집에는 최근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지난 4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조 씨를 집사로 간택(길고양이가 사람에게 먼저 애교를 부리며 다가오는 것)한 고양이 '자몽이'(4살·페르시안 친칠라·암컷)와 자몽이의 딸 '가지'(1살·코리안숏헤어)다.
 
조 씨는 자몽이를 만나기 직전, 2년 정도 키우던 '먼지'라는 고양이를 불의의 의료사고로 떠나보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여동생이 "품종묘가 동네에 떠돌아다닌다. 주인이 있던 고양이인지 사람 손을 탄다"는 소식을 알려주며 조 씨와 자몽이를 만나게 해줬다.
 
처음 만났지만 원래 주인이었던 것처럼 조 씨를 너무 잘 따르고 애교도 많이 부렸다는 자몽이. 그런 자몽이를 못 본 체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자몽이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길에서 우연한 기회에 처음 만난 둘은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 자몽이.

유기묘였던 자몽이의 건강이 걱정돼 치료차 동물병원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조 씨는 얼마 안 가 자몽이가 임신 증상을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몽이의 뱃속에 '가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몽이를 입양 보낼 계획이었지만 임신 사실을 알게 돼 그럴 수가 없게 됐다. 그는 "자몽이를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임신한 상태였던 것 같다. 아마 자신을 받아줄 주인을 찾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자몽이·가지가 '먼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듯했지만, 예정에 없던 반려묘가 갑자기 둘이나 생겼기에 조 씨를 비롯한 가족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먼지'를 떠나보낸 기억이 너무 아파 처음엔 자몽이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 했었다. 하지만 여느 고양이들과 다르게 '개냥이'같은 성격에 애교도 많아 결국 온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미소지었다.
 
그렇게 자몽이·가지와 조 씨가 한 가족이 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처음 만났을 당시 1㎏대였던 자몽이의 몸무게도 이제 4㎏에 달할 만큼 건강도 많이 회복했다. 냄새도 나고 피부병도 있었지만, 꾸준히 치료도 받고 조 씨의 사랑도 듬뿍 받아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조 씨는 "처음 자몽이를 키우기로 결심했을 때 두려웠고 겁도 많이 났다. '먼지'처럼 자몽이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나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다.
 
요즘 '먼지'에 대한 추억을 점점 잊어가고 있다는 그는 "덕분에 위로도 많이 받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도 사실이다. 슬픈 기억은 최대한 묻어두고 자몽이·가지에게 집중하고 싶다"고 반려묘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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