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취임한 하재철 김해서부경찰서장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조나리 기자


지난 6일 제9대 서부서장 취임
경남 하동 출신·경찰대 6기생
정보관 경험 바탕 종합적 판단



"지난 30년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우리의 의무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경찰이 되겠습니다."
 
하재철(51) 제9대 김해서부경찰서장이 지난 6일 취임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하 서장은 소방경찰을 지낸 큰 형님의 영향을 받아 경찰대학(6기)에 진학하면서 제복을 입게 됐다. 이후 경남청 여성청소년과장, 진해경찰서장, 경남지방경찰청 정보과장 등을 역임했다. 
 
여러 직책 중에서 하 서장이 가장 오랫동안 맡았던 것은 정보관이었다. 경찰 정보관은 치안, 정책 정보를 분석하고 수집해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대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집회 신고를 받아 집회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일도 맡고 있다. 
 
"'일엽지추(一葉知秋)'. 낙엽 한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보관이라면 이처럼 현장 속에서 예민하면서도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찰이 '살피고 듣는 직업'인 만큼 사회 현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듣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 서장은 정보관으로서 체득한 '소통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여러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갈등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이해, 소통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소통 하나만 잘해도 한 명이 몇백, 몇천 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의 입장을 살필 때 갈등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하 서장이 지닌 특유의 소통 정신이 취임 직후 빛을 발하기도 했다. 지난달 김해의 한 애견 위탁업소에서 강아지 사체 10여 마리가 발견돼 애견인들뿐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 있었다. 당시 전국 동물보호단체가 김해서부경찰서에 모여 '초동수사 미비, 서장 퇴임'을 외치는 집회를 열었는데 하 서장과 대화 후 이들의 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들은 하 서장에게 오히려 '잘 부탁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뒤 집회를 하루 만에 정리했다. 
 
화가 난 동물보호단체의 마음을 녹인 것은 ‘개 10마리가 죽은 게 아니라 아이들이 죽었다는 마음으로 수사하겠다’는 하 서장의 말 한 마디였다. 이어 하 서장은 일반 시민들이 잘 모르는 수사 절차를 설명하며 '수사를 대충 하고 있다'는 오해를 풀어나갔다. 동물보호단체는 수사 과정을 이해하게 됐고 이들은 하 서장의 진심을 믿고 길을 돌아선 것이다. 
 
이와 함께 하 서장이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계적으로 하지 마라'는 것이다. 경찰들에게는 매일 수십 명을 만나는 익숙한 업무의 연속이지만 경찰서를 처음 찾은 민원인들에게 어렵고 불편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이 가장 자주 접하면서 '골든타임'의 키를 쥐고 있는 112상황실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112상황실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신고에 따른 수 초~수 분의 초동 판단에 따라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고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하 서장의 설명이다. 
 
하 서장은 "일반적으로 경찰을 접하거나 경찰서를 찾을 때는 좋은 일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국민들에게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일처럼 능동적으로, 정성을 다해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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