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에 맞선 3세대 작가 임순득
여성으로서 가졌던 시대적 고민
한국 근대문화 1차 자료를 발굴해 보존하고 연구하면서 근대문화 연구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반 연간지 '근대서지'가 제17호를 발간했다. '카르멘', '신세', '노동야' 등 길게는 110년에서 짧게는 80년 전에 발행됐던 옛 서적의 책표지들로 구성된 화보로 문을 여는 근대서지에는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여류작가'라는 말에서 여성 차별적 의미를 찾아내며 '부인문학'을 주장하고 파시즘에 맞섰던 3세대 근대여성작가 임순득(1915~?)의 첫 일본어 단편소설 '계절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이상경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는 '겨울을 견디는 노래 '계절의 노래' 읽는 임순득 문학의 원 체험'을 통해 1942년 6월 1일 발행된 '매신사진순보' 제287호에 실린 그의 소설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작품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을 강하게 가지고서 시대적 고민을 안고 1930년대 전반의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경험과 일제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다 죽은 오빠의 죽음'이라는 임순득의 원체험을 읽어낸다. 글 말미엔 '계절의 노래' 전문이 실렸다.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유우 특임연구원과 한상언영화연구소 한상언 대표는 '김광주의 '전영화장법'에 관하여'에서 작가 김훈의 선친 김광주의 '전영화장법'을 분석한다. 영화배우들의 영화 화장을 주 내용으로 한 책은 무협 소설가로 알려진 김광주가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에서 펼친 영화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이와 함께 쥘베른의 소설 '월세계여행' 번역본 발굴(강부원), 소설가 나도향(1902∼1926)이 번역한 '카르멘'을 통한 나도향의 작품세계(손성준), 영화배우 최민식의 외할아버지로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강홍식(1902~1971)의 생애와 노래(장유정), 식민지 시대를 풍미한 극작가 박영호(1911~1953)의 희곡 '갈매기'(전지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김환기(1913~1974) 화백의 고향 기좌도(현 안좌도)에 있었을 아틀리에에 대한 내용을 담은 그의 수필 '나의 아틀리에'(채영), 1922년 조선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선발팀 초청 비화(홍윤표) 등 흥미로운 연구가 물밀 듯 이어진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