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이 비만과 연관이 있다는 건 오래된 얘기다. 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있다가 보면 간식을 먹게 되고 결과적으로 살이 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잠을 충분히 자지 않을 경우 신진대사가 촉진되게 되고 결국 우리 몸이 지방을 저장할 가능성이 커져 살이 찌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간식이 비만의 주범이 아니라는 얘기다.

스웨덴 웁살라대 조너선 세데르나에스 등 연구팀은 잦은 교대 근무나 부족한 수면이 비만 및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숱하게 나왔지만 이런 상관관계의 원인은 복잡하며 자세히 설명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팀은 미국과학협회(AAAS) 발행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에서 수면 부족이 곧바로 기초 신진대사는 물론 비만과 근육량 사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15명의 건강한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한 경우와 밤을 새운 경우 등 2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의 지방 및 근육세포 샘플과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의 지방 세포의 경우 유전자 활동도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유전자 활동도는 지질(脂質·lipid)을 흡수하고 확산시키는 성향을 촉진하는 세포들과 관련이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근육에서는 구조단백질(structural protein) 수준들이 낮아지는 것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이전에 발표된 역학(疫學·epidemiology) 연구에 따르면 교대 근무를 하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근육량이 감소한다.

세데르나에스 연구원은 "수면이 부족할 경우 그 자체로 근육을 구성하는 기준 성분인 단백질 감소가 나타나게 된다"며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이런 변화를 이겨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2형 당뇨병 위험 요인인 신체 내 염증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잠이 부족하면 식욕과 포만감을 억제하는 호르몬 부조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돼 있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은 더 많이 먹게 되며 활동할 때 쉽게 피로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간식을 먹고 싶을 때 자기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세데르나에스와 동료 연구원들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부족한 경우 더 많이 먹게 되고 칼로리가 더 높은 음식을 찾는다. 여기에 더해 비만은 수면 무호흡 증상을 악화시켜 결국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잠은 단순히 에너지를 비축하는 기능 이외에도 수많은 기능을 한다"며 "이번 연구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잠의 기능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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