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 직전 발견 구조해 입양
예총 마스코트·홍보대사로
“유기동물 문제 인식변화 필요해”
김해시 대성동 김해시민의종 인근 건물 4층에 자리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해지회(이하 김해예총). 김해의 예술과 문화 활동의 구심점인 이 단체의 서열 1위는 누구일까.
김해예총을 이끌고 있는 김성훈(53) 지회장은 자신이 서열 1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자신을 밀어낸 서열 1위가 다름아닌 생후 4개월 된 수컷 고양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 고양이의 이름은 복 많이 받고 행복하라는 의미의 복돌이다. 김해예총 사무실에 살고있는 복돌이의 외모는 지극히 평범하다. 발 앞부분·코 주위·가슴팍 등에 하얀 털이 난 검은 색 코리안숏헤어다.
복돌이는 길고양이 출신. 김해예총의 모든 사무를 총괄하는 김경영 사무국장은 지난 7월 초 복돌이를 처음 만난 순간을 설명했다.
"아침이었죠. 전날 밤 주차해 둔 승용차 본네트 안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어요. 본네트를 열어보니 아주 작은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차 밑으로 어찌어찌 기어올라간 것으로 추측했죠. 그런데 울음소리가 너무 작았어요. 오랫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아사 직전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집에 데리고 와 음식을 먹이고 재웠습니다. 이후 이 이야기를 들은 지회장님이 복돌이를 거둬주셨어요."
김 지회장은 복돌이를 만나게 된 뒤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반려동물을 키우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예전엔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죠. 하지만 막상 복돌이를 키우니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됐습니다.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시간되는대로 인터넷과 책 등을 보면서 고양이에 대해 공부까지 하고 있습니다. 복돌이와 사랑에 빠진 뒤 제가 이렇게 변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뿐만 아니라 예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 지회장은 "복돌이는 예총 홍보대사·마스코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며 "회원이나 방문객들이 복돌이의 매력에 푹 빠져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복돌이를 만나면서 인간에게 버림받은 유기동물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며 "복돌이의 사례가 쉽게 키우고 버리는 무책임한 반려동물 문화를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